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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 … 꾸준하기. 꾸준하다 ‘ 한결같이 부지런한 끈기가 있다 ’. 1 등을 한 마라토너는 이미 이 삼거리를 지난 지가 오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 나는 영광의 승리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것이지 비참한 꼴찌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 무감동하게 푸른 유니폼이 가까이 오는 것을 바라보면서 , 조금쯤 우습고 , 조금쯤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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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꾸준하기 꾸준하다 ‘한결같이 부지런한 끈기가 있다’ 1등을 한 마라토너는 이미 이 삼거리를 지난 지가 오래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영광의 승리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것이지 비참한 꼴찌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무감동하게 푸른 유니폼이 가까이 오는 것을 바라보면서, 조금쯤 우습고, 조금쯤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은,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지금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고, 그는 환호 없이 달릴 수 있기에 위대해 보였다.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또 끝까지 달려서 골인한 꼴찌 주자… 그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이긴 의지력 때문에 ‘꼴찌에게 갈채를’ - 박완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