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likes | 420 Views
Website : http://www.wexi.biz 로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 WEXI NEWSCLIPPING. Contents. 제 209 호. 창의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적은 사장님 ? 의심하지 않는 리더는 미래가 없다 ! 방법적 회의로 신을 증명한 데카르트 리더십 탓만 하지 말고 팔로어십도 연마하라 보이지 않는 자원도 활용하라 , 마법처럼 ‘가벼운 러닝화’가 신발 산업 살렸다 내면의 동기부여 ! 자율성으로부터 나온다.
E N D
Website : http://www.wexi.biz로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WEXI NEWSCLIPPING Contents 제 209호 창의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적은 사장님? 의심하지 않는 리더는 미래가 없다! 방법적 회의로 신을 증명한 데카르트 리더십 탓만 하지 말고 팔로어십도 연마하라 보이지 않는 자원도 활용하라, 마법처럼 ‘가벼운 러닝화’가 신발 산업 살렸다 내면의 동기부여! 자율성으로부터 나온다
창의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적은 사장님? 다양한 종류의 일을 하는 6명이 모인 어느 저녁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연히 그 모임에 참석한 정치인 출신이 있었다. A의원이라고 하자. 정치인답게 원래 말을 재미있게 하고 사교성이 뛰어난 데다 참석자 중에서 연배가 가장 높아 그 자리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주도했다. 갑자기 A의원이 바로 건너편에 앉아 있던 모 회사 대표에게 말했다. “김 대표, 머리 좀 숙여 보소.”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김 대표란 양반이 고개를 숙이자 바로 얘기를 이었다. “그래, 소갈머리가 많이 비었네. 앞머리가 좀 있어서 본인은 아직은 괜찮다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빨리 머리카락 이식수술하소.”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 만들기 아무리 넉살 좋은 정치인이고 연배가 높다고는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너무 무례한 듯이 보였다. 그런 ‘도발적’ 언사에 사람 좋은 너털웃음만 짓고 있는 김 대표의 표정이 자연스럽지 않아 보였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짐을 받듯이 “꼭 하쇼”라며 재촉하던 A의원이 자신의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말했다. “나도 이게 뒷머리서 이식한 거요.” 김 대표를 포함하여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A의원은 그런 분위기의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떻게 자신이 이식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해 실제 절차와 이후의 효과 및 지속적인 관리방법까지의 종합 브리핑을 외부에서 온 중요한 전화를 받으러 나가기 전까지 자신의 머리를 교보재로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잠깐 A의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목표 고객이 되었던 김 대표가 말했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는데 말이야”하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여자로 치면 자신의 코가 성형수술한 거라며 먼저 얘기를 하는 건데, 진짜 이 양반이 내 머리카락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구나.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 비교적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주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치인이지만 A의원의 대화 방식은 배워야 할 부분이 많았다. 첫째, 그는 상대방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취하게 하면서 대화로 이끌었다. 영문도 모른 채 고개를 숙이게 된 김 대표는 그 순간부터 왜 자기가 고개를 숙였어야 했는지 그 대답이 궁금해졌을 것이다. 둘째, 초면인 자리에서 누구도 직접적으로 거론할 수 없는 탈모(脫毛) 이슈를 직접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예의 바른 상대방인 김 대표의 감정선을 심하게 자극했다. 소갈머리 얘기가 나오면서 김 대표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그 대답을 듣기 전에는 자리를 떠날 수 없게 되었다. 다른 면으로 보면 A의원은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다. 셋째, A의원은 자신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까지 숨김없이 들어내 보였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A의원과 동료의식을 가지며 그가 말하는 모든 것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게 됐다.
넷째, 필요성만을 얘기한 데서 A의원은 과학적인 지식까지 곁들여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A의원은 다음과 같이 전형적인 ‘기승전결(起承轉結)’형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보여줬다. 기(起)“머리 좀 숙여 보소”→호기심 유발,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임 승(承)“소갈머리 없네. 이식하소”→도발적 자극으로 관여도 극대화 전(轉)“나도 뒷머리에서 이식을 했소”→동료로서의 연대감 형성 결(結)“하기도 쉽고 자신감이 생겨요”→구체적 행동 방법과 효과 약속 위와 같은 기승전결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매체의 종류를 떠나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근간이 되어야 한다. 개별적으로 15초밖에 안 되는 짧은 TV나 라디오 광고에서도 과연 어떤 기승전결이 있는지 물어야 한다. 신문이나 잡지 한쪽의 일부분만을 차지하는 인쇄광고에서라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하루에 수십 개 날리는 단문 SNS 메시지 중 하나라도 어떤 스토리 흐름을 갖고 더 큰 어떤 맥락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를 위해 발표회를 하고 신문에 광고를 한다 치자. 발표회와 신문 광고에 별개의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있고, 이 둘을 합한 전체 출시 계획을 관통하는 기승전결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승전결의 각 단계마다 행동의 목적이나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위 A의원의 예를 보면 ‘호기심’, ‘자극’, ‘연대감’, ‘방법 제시와 확신 주기’의 순으로 진행이 됐다. 처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 알게 되는 ‘인지(認知)’에서 ‘구매’와 ‘평가’까지 이르는 과정을 따라 커뮤니케이션이 마케팅 단계별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공헌해야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 꿈을 키워주는 소통 커뮤니케이션의 번역어로 ‘소통(疏通)’이란 단어를 많이 쓴다. 그러나 깊게 의미를 파헤치면 커뮤니케이션보다 소통이 훨씬 넓고 깊은 영역과 울림을 가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공동체와 같은 뜻을 담은 ‘코뮨(commune)’이라는 한정된 지역이나 모임의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초점이 있다. 이에 비해 막힌 것을 ‘트다’의 ‘소(疏)’와 그래서 비로소 연결한다는 ‘통(通)’으로 이루어진 ‘소통’은 단어 자체에 실천을 촉구하며 보다 넓고 먼 곳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누어 주는 대신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끝없이 꿈을 꾸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고 스스로 실천에 옮겼던 `어린 왕자`, `전시조종사` 등의 유명 작품을 집필한 프랑스 작가 앙투완 드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누어 주는 것’은 낮은 단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제한된 범위에서의 일방적인 ‘통(通)’이다. 아무리 작은 일을 하는 것 같은 사람에게라도 자신이 하는 일이 큰 계획에서 어떤 역할을 해 큰 계획을 완성하는 데 어떻게 공헌하는지 알려줘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모든 구성원이 큰 그림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자각하고 있을 때 ‘작은 일’이란 없다. 모두가 성심껏 역할을 하며 하나하나가 큰 일이 되고, 그런 큰 일이 전체 그림을 더욱 크게 이룰 수 있게 한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나폴레옹의 군대가 도버해협을 건너 침입해오는지 감시해 연락을 취하는, 우리로 치면 봉수(烽燧)대원 같은 사람들을 특별히 뽑았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도 이들 봉수대원이 등장한다.
이후 나폴레옹이 유배되고 프랑스는 내부의 혼란과 쇠약해진 군사력으로 전혀 위협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영국 동부해안의 봉수대원들은 묵묵히 원래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에도 수십 년을 봉수대원으로 지내고 은퇴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거야 국경초소대원 정도로 생각해 밀입국자도 그 시절에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하자. 증기기차 시절에는 석탄을 퍼서 집어넣는 화부(火夫)가 있었다. 디젤기차로 바뀌고 나서도 이들 화부는 기차에 타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이와 비슷한 유형의 일들은 현재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싸고도 흔히 볼 수 있다. 전문화와 첨단화라는 미명 하에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계속 출현하고 있다. 그에 맞춰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조직을 창설한다. 광고회사의 경우도 별도의 대응조직을 만들곤 한다. 예를 들면 ‘SNS마케팅팀’과 같은 조직이다. 환경변화에 따른 기민한 대응을 하는 것은 좋은데, 그들이 기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마케팅과는 별동대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부정적으로 보면 극단적인 두 가지 방향으로 사태가 벌어진다. 첫째는 다른 마케팅 활동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한정된 영역에 관한 명령만 주어진다. 즉 어떤 맥락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2000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한 달 내에 만들 것’과 같은 지시만 떨어지는 경우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주위의 다른 상황이 변해도 우직하게 밀고 나가 결과적으로 비효율성은 물론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만들게 된다. 한편으로는 철저히 똑같은 목표를 다수의 부서에 주는 경우가 있다. SNS마케팅팀에도, 전통매체를 주로 다루는 광고팀에도 ‘한 달 내에 10만대를 팔 수 있는 실행계획’을 짜가지고 오도록 하는 식이다. 두 부서 간의 조율은 상층부에서 이루어진다. 그것도 아주 기계적으로 ‘두 부문 모두 예산을 50%씩 삭감해 실행’하는 식의 결론이 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생각하지 않고 명령에만 따르게 만드는 수동적인 인간을 만들어 버린다.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적을 내부에 키우는 셈이다. 생각하게 하라 ‘순전한 무사유(無思惟, Sheer thoughtlessness).’ 20세기의 대표적인 철학자 중의 하나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란 책에서 쓴 개념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학살의 책임자급 관료 중 하나로 지목을 받았던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종전 후 아르헨티나로 피신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비밀경찰인 모사드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1960년 체포돼 이스라엘로 강제 송환된다. 그의 재판 과정을 `뉴요커`지의 특파원 자격으로 지켜본 기록을 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볼 때 아이히만은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에 근면하고 성실하게 임했던 관료였다. 그에게 죄를 부과할 수 있을까? 거기서 아렌트는 ‘순전한 무사유’의 책임을 묻는다. 아이히만은 상부의 명령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하여 전혀 성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렌트는 ‘무사유가 인간 속에 아마도 존재하는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대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서 ‘사유’란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수행해야만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도 ‘순전한 무사유’에 바탕을 둔 성실함은 파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숨결을 도외시한 채 오직 숫자로 표시된 소비자 조사결과만을 따라 만든 마케팅 계획, 응대 매뉴얼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고객센터의 전화응대원 등이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보라. 시그마식스가 유행처럼 번졌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
대표적으로 시그마식스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으로 모토로라를 들었다. 그런데 이미 ‘시그마식스가 모토로라에게서 상상력을 제거해 버렸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던 상태였다. 실제로 모토로라는 아날로그적인 제조 품질은 높였을지 몰라도 시그마식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떠오른 후 디자인이나 성능이나 기존 시장의 경쟁 제품을 뛰어넘는 성공작을 내놓지 못했다. 비슷한 경우를 한국의 어느 기업에서도 볼 수 있다. 철저한 조사로 유명했던 그 기업은 광고의 사전조사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부터 효과적인 광고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실무자들의 광고물을 만드는 목적이 사전조사를 통과한다는 내부 행정적인 것에 우선순위가 주어진 결과였다. 제도나 장치로 얽어매기보다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고 행동으로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점은커뮤니케이션의 도구나 시대 트렌드의 변화를 넘어서 언제나 통할 수 있고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다. 이를 위해 큰 그림을 보여주고 창대한 꿈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기승전결의 스토리는 자유로운 생각과 큰 꿈 위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져 나올 것이다. <출처 : 매일경제>
의심하지 않는 리더는 미래가 없다! 방법적 회의로 신을 증명한 데카르트 여러분은 오늘도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잘’ 내리려고 하고 있겠지요. 그런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취합한 정보는 옳은 것일까요. 조직원들은 제대로 일을 했을까요. 회사는 제대로 돌아가고 있나요. 우리의 경험적 감각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은 확실하지가 않습니다. 사막의 신기루는 실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갈증에 지친 나그네를 죽음으로 몰고 갑니다. 멀쩡한 젓가락도 물에 넣으면 구부러져 보입니다. 꿈은 어떻습니까. 잠든 동안에는 현실 같지만 깨고 나면 개꿈이죠. 그래서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세상에 절대적 진리는 없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의주의자들의 논변을 단번에 분쇄하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는 어떻게 이 ‘불확실성’이란 인간의 숙명적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데블스 애드버케이트’의 실험 중세시대 신부가 서품을 받으려면 확고한 신앙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악마와의 논쟁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악마를 불러다가 채점하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배 신부 중에서 가장 현명한 신부에게 악마의 역할을 부탁합니다. 선배 신부는 열과 성을 다해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온갖 가혹한 질문을 해댑니다. 이제 그는 이 악마의 논변을 타파해야 합니다. 이처럼 선배 신부가 실제로는 자기 자신도 믿지 않는 악마의 입장을 대신 변론한다는 것이 바로 데블스 애드버케이트(devil’s advocate: 고의로 반대 입장을 취하는 사람)의 소통 논리이죠. 여기에 힌트를 얻어 데카르트도 악마를 상정합니다. 그것도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분명 사실이 아닌데, 악마는 내게 믿으라고 합니다. 내가 앉고 있는 의자도 가짜입니다. 이 세상은 불과 5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속아서 수억 년 전부터 존재한다고 착각한 것이죠. 이번에는 이성적 판단조차 악마에 의해서 속고 있다고 의심해 봅니다. 1+1은 3인데, 악마가 2라고 믿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여러분 주변에 이렇게 억지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아무튼 데카르트가 이런 식으로 의심했더니, 의심할 수 없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단 한 가지, 의심할 수 없는 것을 데카르트는 발견합니다. 그게 뭘까요.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그 유명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입니다. 만약 내가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면, 나는 의심을 안 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그래서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절대적 진리가 됩니다. 적어도 의심하고 있는 동안은 말이죠. 의심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 역사의 방향을 바꿨다는 이 말이 나왔습니다. 인류는 그토록 찾아 헤맨 절대 진리를 드디어 발견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발견하는 데카르트의 천재성은 악마가 요구한 모든 것을 인정해 줌으로써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은 끝에 반전을 이뤄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유도 선수가 상대방이 공격하는 힘을 이용해 한판승을 낚아채는 것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것을 회의 시간에 적용해 보겠습니다. 김 과장이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능력과 지식을 증명하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반대편의 이 과장이 김 과장의 논리에서 가장 약한 부분을 치고 들어옵니다. 김 과장이 방어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데카르트 식은 이겁니다.
첫째, 상대방으로 하여금 가장 강력한 주장을 펴게 한다. 둘째, 그런 다음 그 논점을 타파한다. 그러면 적은 맥없이 무너집니다. 물론 기본 전제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이런 철학의 소통 방식에 주목한 한 똑똑한 본부장이 어느 날 저에게 물었습니다. 신규 사업 프로젝트였습니다. 의견이 딱 반으로 갈라져 서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찬성하는 직원들에게는 반대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반대하는 직원에게는 찬성하는 3가지 이유를 찾아오라고 하세요. 그 후 토론을 시키고 과정을 지켜보십시오. 그러면 답이 나옵니다.” 이 방법은 제가 막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현재 미국 최고의 로스쿨에서 사용하고 있는 토론식 소통 방식입니다. 철학은 정신적 이종 격투기입니다. 자, 자신의 처지를 떠나 한 발치도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불확실성을 제거할 능력이 없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부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전체를 보는 지혜를 가질 수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확실성을 추구하기 위해 불확실성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정신의 중요성을 알았던 스티브 잡스 여러분이 새로운 사업을 찾으려면 머릿속으로 1000개의 회사를 만들었다 지웠다 해야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부정하는 비판적 정신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확실한 사업 아이템을 잡는 첩경이 될 테니까요. 이때 데카르트가 의심한 것은, 그 의심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의심을 극복하고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서 사용한 것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이것이 바로 전문 용어로 방법론적 회의주의의 핵심입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데카르트. 사실 그가 궁극적으로 증명한 것은 “나는 존재한다. 고로 하나님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자신의 존재에서 전지전능한 초월자를 증명하는 이 방식이 중세의 신 중심 세계를 탈피하는 계기가 된 것은 하나의 역설에 가깝습니다. 데카르트는 세계를 물질과 정신으로 구성된 이원론(dualism)으로 봤습니다. 둘 중에 더 우월한 것은 물론 정신입니다. 생각이 세상을 바꿉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바꿔 나갑니다. “애플은 인문학이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같이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 내에 있는 모든 테크놀로지를 다 주겠다”라고 외친 스티브 잡스는 생각·아이디어·정신의 우월성을 잘 알고 있었던 최고경영자(CEO)입니다. 누가 물질의 중요성을 부정하겠습니까. 오늘날 자본주의의 위기를 가져오는 것도 물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물질이 중요한 것은 정신이 세상을 바꾸는 데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중요한 수단이라도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정신이 뒷받침되지 않는 물질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힘을 가진 리더는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에서만 생각하는 리더는 사람들을 멀리하게 만듭니다. 생각이 세상을 바꿉니다. <출처 : 한국경제매거진>
리더십 탓만 하지말고 팔로어십도 연마하라 [좋은 리더 만드는 '굿 팔로어십'] 보는 시각이 다른 상사와 부하… 중요시하는 것도 서로 달라 상사의 행동이 이해 안된다면 판단하고 불평하는 것 멈추고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리더십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팔로어십(followership)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조직 성과의 80~90%는 리더를 따르는 팔로어들이 만드는데도 말이다. 관리자가 되고 사장이 되어도 자신보다 높은 상사나 오너에게 좋은 팔로어십을 발휘해야 조직과 자신이 발전한다. ◇상사와 부하는 서 있는 지점이 달라 보는 시각도 다르다 상사와 부하는 시각이 다르다. 상사가 인간적으로 더 훌륭하다는 뜻이 아니라, 서 있는 지점이 다르다는 얘기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부하가 고도 500m 지점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상황이라면, 상사는 이보다 높은 고도 1500m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다. 조직의 꼭대기에 있는 전문경영인과 오너의 시각에도 이런 차이가 있다. 전문경영인은 단기 성과, 즉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성과를 중시한다. 훌륭한 경영자로 인정받아 좋은 평판을 받는 게 중요하다. 오너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오너의 관심사는 '기업의 지속적인 번영'이라는 오직 한 가지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누가 사장이냐조차도 기업의 지속적인 번영이라는 본질적 과제 앞에서는 큰 관심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서로 완전히 고도가 다른 곳에서 사고하는 것이다. 부하들은 상사가 말이나 방침을 쉽게 바꾼다든지 공적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인간적으로 상처받기도 하지만, 상사 입장에서는 상대를 낮게 평가하거나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단지 자신의 시각에서 중요한 것만 생각하면서 나오는 자기중심적 행동일 수 있다. ◇상사 입장에 서면 팔로어로서 시각이 트인다 중견 기업 전문경영인 A 사장은 오너인 B 회장의 근검절약 정신이 지나치다고 생각해왔다. 오너 스스로 검소한 것은 미덕이지만, 고객과 식사할 때조차 가장 싼 메뉴를 주문해 식사자리를 썰렁하게 만들곤 했기 때문이다. 출장 때 적립되는 마일리지도 회사 마일리지로 돌려놓게 하고, 할인 쿠폰을 모아 직원 회식 때 쓰라고 나눠주곤 해 B 회장은 짠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최근엔 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B 회장은 계열사 사장들의 차종을 한 등급 낮은 것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A 사장은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잘 대접해 주면 알아서 성과를 더 낼 텐데 하는 생각에 사기가 떨어졌다.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하나' 하는 자괴감까지 들었다.
A 사장의 고민을 접한 필자는 그에게 먼저 오너의 시각을 충분히 숙지하고 일을 대해 보도록 했다. B 회장은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가난에 대한 두려움을 무의식적으로 떠안고 살았다. 하지만 겸손하고 건전한 리더로서 무(無)차입 경영을 실천했고,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모범적인 경영자였다. 그런 B 회장의 시각에 충분히 머물면서 지금 처한 상황을 생각해 봤다. 그러자 차종을 낮은 등급으로 바꾸도록 한 것과 싼 음식을 주문한 것은 돈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무의식적인 가치관에 따른 것이고, 본인도 모르게 행동한 것임을 이해하게 됐다. A 사장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한 게 아니라, 조직에 자신의 가치관을 심고 싶었던 것이 오너 생각이었던 것이다. 구두쇠 회장님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리더의 가치관이 표출되는 상황으로 이해하게 되자, A 사장은 개인적인 시각에서 B 회장을 판단하고 불평하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고민했다. "회장의 가치관은 팔로어인 내가 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그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팔로어로서 그와 함께할 것인가? 그게 함께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문제인가? 만약 이 문제를 회장에게 제기하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게 현명한 것인가?" 등을 생각해 봤다. 결과적으로 A 사장은 자신의 체면보다는 오너와 한 방향에 서기로 선택했다. 스트레스가 낮아졌음은 물론이다. ◇굿(good) 팔로어십은 리더십을 빛나게 만든다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좋은 팔로어십을 발휘하려면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 가지를 모두 갖춘 팔로어는 리더에게 자원이 되고 성과를 내는 모범형 팔로어다. 반면 비판적 사고는 발달했는데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으면 소외형 팔로어, 적극적으로 일만 하지 독립적 사고가 부족하면 순응형 팔로어, 둘 다 부족하면 수동형 팔로어다. 굿 팔로어십은 리더십을 빛나게 만들어 준다. 동조(同調) 현상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3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3의 법칙은 한 명이나 두 명이 어떤 행동을 하면 아무도 관심이 없다가 3명 이상이 같은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처럼 처음에 누군가 특이한 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무시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동조자가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나의 집단 움직임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동조자들이 늘어나고, 무리가 커질수록 그에 속하지 않는 것이 이상해져서 하나의 주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의로운 리더라도 팔로어가 없으면 미치광이에 불과할지 모른다. 외로운 미치광이를 진정한 리더로 만들어내는 것은 두 번째 세 번째 동조자, 즉 초기의 팔로어들이다. 기꺼이 리더를 따를 수 있는 용기가 굿 팔로어십이다. <출처 : 조선비즈>
보이지 않는 자원도 활용하라, 마법처럼 트리즈에서 자원(resources)이란 물질, 시스템, 유해한 효과, 기능 등 시간과 공간을 막론하고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자원은 그 인지 정도에 따라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인지 자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문제가 발생하는 장소에 존재하면서 ‘원래의 용도’와 ‘기능’, ‘기능 수행을 위해 활용되는 특징’들이다. 반면 미지 자원은 아예 그 자리에 없는 자원들 외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일지라도 ‘미처 알아채지 못한 특징’들을 함께 아울러 말한다. 이상적인 해결안이란 바로 자원의 숨겨진 속성, 즉 인지 자원뿐 아니라 미지 자원까지 200% 활용해 추가적인 자원의 투입 없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의 경계는 매우 교묘해서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고 지성이 걸출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인지 자원 중에 미지 자원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아채기 힘들다. 인지 자원의 가짓수는 유한하지만 미지 자원의 가짓수는 무한하기 때문에 아무리 알아간다 하더라도 완전히 통달할 수는 없다. 창의적 문제 해결의 관건은 바로 이 미지 자원을 얼마나 이끌어 내는지에 달려 있다. 물론 미지 자원의 발굴 그 자체가 창의성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미지 자원을 발굴하는 게 창의적 해결안 발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미지 자원 발굴에 탁월한 육감을 가졌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재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원에 대한 육감은 타고난 재능만은 아니며 훈련을 통해 충분히 계발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문제 해결에 먼저 활용하는 심리적 성향을 갖고 있다. 트리즈에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이런 성향을 극복하고 미지 자원을 파악해 나가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그 1단계는 인지 자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 인지 자원에 가해질 수 있는 지배법칙들과 그와 관련된 특징들을 2차적으로 파악해 목록을 만들어간다. 이 2차적인 내용들은 그 이전에는 알아채거나 혹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정의상’ 미지 자원들로 그 쓰임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트리즈 문제 해결법의 핵심은 이렇게 새롭게 리스트에 든 미지 자원들이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강제로 연결해 이상해(理想解)라는 스토리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 스토리가 합리적이거나 역사적으로 인기를 끌었다는 증거가 있거나 실험적으로 증명이 된다면 미지 자원을 발굴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렇게 발굴한 해결안이 개념적으로는 이전에 나와 있다고 해도 구체적인 디테일과 용도는 특허로서 청구된 적이 없다면 특허로서도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다음의 케이스들을 살펴보고 인지 자원 확인 후 미지 자원을 탐색하는 절차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Case 1] 검은 돌과 흰 돌 옛날에 한 상인은 돈을 갚지 못해 고리대금업자에게 엄청난 시달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 상인의 젊고 아름다운 딸에게 흑심이 있던 고리대금업자는 이 기회에 상인의 딸과 결혼하고자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이제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소. 내일 아침에 결정을 내리도록 하세. 이 주머니에 흰 돌과 검은 돌을 넣어 둘 테니 내일 아침 당신 딸과 함께 와서 당신의 딸이 흰 돌을 잡으면 빚을 전부 탕감해주고 검은 돌을 잡으면 내가 이 나이까지 미혼이니 당신의 딸과 결혼하게 해주시오.” 상인은 사랑하는 딸을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딸과 함께 고리대금업자에게 찾아갔다. 이때 고리대금업자가 주머니에 검은 돌만 두 개를 넣은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됐다. 상인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이 케이스에서 인지 자원은 검은 돌이다. 이 돌의 특징은 무엇일까? 색깔은 검은색, 개수는 두 개, 용도는 고리대금업자와 상인의 딸 간의 결혼을 결정짓는 것이다. 또 다른 인지 자원은 상인의 딸이다. 모습은 아름다우며 나이는 젊고 아버지는 상인이다. 이 두 가지 인지 자원의 미지 자원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 필자가 받는 반응이 있다. 아니 도대체 문제의 상황에 대해 써놓지도 않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는 되물음이다. 그렇다. 그 말이 맞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의 문제란 제시된 상황대로만 풀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시된 상황과 관련되거나 제시된 상황을 포함하는 더 큰 상황에 대해 스스로 상상해야 하며 자원, 특히 미지 자원 발굴 시에는 이러한 논리적 상상력이 매우 필요하다. 위 사례에 나타난 인지 자원을 <표1>에 나타난 틀에 맞춰 정리해 보자. 자원 정리 시점은 ‘문제를 인지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검은 돌만 두 개 있어서 어떤 돌을 뽑아도 상인이 지게 되도록 만들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위의 인지 자원만으로도 벅차다고 생각이 들지 모른다. 그러나 미지 자원은 정의상 무한하므로 위의 표에 미지 자원의 항목을 추가해 적어 본다면 법률과 도덕 등을 추가할 수 있다. 법률과 도덕의 경우 위의 사례에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문명화된 사회라면 반드시 지키는 규범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적는다면 미지 자원 한 가지를 발굴한 것이다.
미지 자원 중 주머니의 경우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음’이란 상황으로부터 추리한 것이다. 만약 검은 돌 두 개만 넣은 게 잘 보인다면 고리대금업자는 저런 나쁜 장치를 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대한 묘사 중 고리대금업자가 상인에게 검은 돌 하나와 흰 돌 하나를 넣어두겠다고 했다는 것은 문제에 묘사돼 있다. 하지만 만약 이런 묘사를 처음엔 놓치고 지나갔다가 나중에 내가 다시 알아채서 적는다면 이것 역시 미지 자원을 발굴한 예가 된다. 문제를 처음 볼 때 파악한 자원이 인지 자원, 문제의 조건에 설사 존재하더라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넘어간 자원은 미지 자원이다. 또 다른 미지 자원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주머니에서 돌을 뽑는 과정 역시 자원이다. ‘속이 보이지 않는 곳에 손을 넣고 돌 하나를 빼내어서 빼낸 돌을 확인한다’가 현재 주머니에서 돌을 뽑는 과정이다. 미지 자원은 이처럼 문제에 제시돼 있지 않아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정하거나 전제하는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 이렇게 무의식적인 자원에 대한 전제나 가정을 미지 자원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미지 자원을 발굴할 경우 그 전제나 가정을 깨뜨리거나 변환시킴으로써 문제를 창조적으로 풀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주머니에서 돌을 뽑는 과정’이라는 미지 자원을 어떻게 변형하면 부당한 조건하에서 유리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상인의 딸은 미지 자원의 속성 중 두 가지를 활용했다. 그 첫째는 주머니에서 돌을 뽑는 과정이었고 두 번째는 신용이라는 점이었다. 상인의 딸은 돌을 뽑을 때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게 했고 돌을 뽑기 전에 고리대금업자가 한 약속을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것부터 진행했다. 그 후에 돌을 뽑는 절차를 아주 약간만 변형했다. 즉, 돌을 뽑아 아무도 볼 수 없게 바다로 던져 버린 후 고리대금업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주머니 속에는 흰 돌과 검은 돌이 하나씩 있었(다고 당신이 말했)으니 지금 던진 돌의 색깔은 주머니 속의 돌의 색깔과 다른 색의 돌일 것입니다.” 다양하게 각색돼 많은 나라에 퍼진 옛 이야기다. 몇 년 전 ‘선덕여왕’이라는 TV드라마에서도 어린 선덕여왕의 지혜를 알리기 위한 에피소드로 활용됐다. 이 이야기는 창의적인 해결안이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미지 자원을 발굴해 활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큰 울림을 준다. [Case 2] 2층의 전구 3개와 지하실의 스위치 2개 2층에는 전구가 3개 있고 지하실에 전구와 연결된 스위치 2개가 있다. 전구 3개 중 어느 전구가 어떤 스위치에 연결돼 있는지는 모른다. 더구나 세 개 중 한 개 전구는 어떤 스위치에도 연결돼 있지 않다. 전기 기술자가 수리를 위해 이 전구와 스위치 간의 연결 관계를 파악하고 싶다고 해 보자. 그것도 단 한번만 지하실에서 2층으로 올라가서 그것을 확인하고 싶다고 해 보자. (그렇지 않다면 창의력은 필요 없고 몸만 움직이면 되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 전기 기술자는 어떻게 해야 단 한번 지하실에서 2층으로 올라가 어느 전구가 어떤 스위치에 연결돼 있는지 알아볼 수 있을까? 이 문제 역시 인지 자원과 미지 자원의 발굴이 해결안 도출 여부를 좌우한다. 전구는 단순히 그냥 전구만이 자원이 아니다. 전구가 가진 빛이 모두가 알고 있는 인지 자원이다. 그런데 미지 자원으로 가능한 게 있다. 바로 전구의 ‘열’이다. 전구가 가동되는 동안 열이 발생하는데 이를 전선 연결 여부를 확인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쓸 수가 있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 우리가 알고 있는 인지 자원의 숨겨진 전제나 가정, 특징, 속성들을 미지 자원이라고 부른다.
이를 얼마나 논리적인 추리력과 상상력을 동원해 발굴하는지가 문제 해결에 직결된다. 마치 마술처럼, 사기처럼 보이는 위의 두 문제의 해결안은 ‘우리가 알고 있으나 사실은 모르고 있는’ 미지 자원에 대한 육감을 통해 비로소 가능했다. 육감도 연습을 하면 날카로워 진다. 트리즈의 궁극적인 효용은 마술처럼 강해지는 논리적 육감이다.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
‘가벼운 러닝화’가 신발 산업 살렸다 첨단 직조 기법이나 인체 공학 도입해 기술 혁신…제조·물류 비용 줄어들면서 수익률 높여 아디다스 아디제로 페더(왼쪽)와 나이키 플라이니트.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던 신발 산업이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러닝화이다. 첨단 직조 기법이나 인체 공학 기술이 러닝화 제조 과정에 잇달아 도입되고 있다. 육상 선수들이 신는 신발에 적용된 갖가지 기술이 일반 러닝화 제조에 적용되면서 신발 무게는 줄고 착용감은 좋아지고 있다. 기술 혁신은 신발 산업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조립 과정이 필요치 않은 제조 방식이 도입되면서 신발 제조 과정에서 아시아 지역의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매출 원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지고 있다.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이다. 세 업체는 국내 시장에서도 첨단 기술로 생산한 러닝화를 잇달아 출시해 ‘경량화(가벼운 신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밑창 제외한 윗부분을 양말처럼 짜기도 나이키가 새로 출시한 러닝화는 꿰매지 않고 짠다. 기존 러닝화는 37개 부자재를 꿰매서 만들었다. ‘플라이니트(Flyknit)’라는 러닝화는 밑창을 제외하고 신발 윗부분을 니트 스웨터나 양말처럼 짰다. 15피트 길이 방직기에다 색상이 들어간 폴리에스테르 직물을 넣어 짠 것이다. 이 러닝화는 발을 감싸는 몸통과 밑창 바닥 등 두 가지 부자재로 구성된다. 37개 부자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자재 낭비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플라이니트는 나이키 인기 러닝화 모델 에어페가서스+28보다 폐기물이 66% 적다. 제조 시간도 짧아진다. 조립 과정에서 소요되는 노동량도 사라진다. 조립해야 할 부자재가 37개에서 2개로 줄어든 덕이다. 운동화 중량도 줄었다. 여성용 2백40mm 러닝화는 1백59g밖에 되지 않는다. 에어페가서스+28은 2백90g이나 된다. 양말처럼 짜다 보니 착용감도 양말과 비슷하다. 신발 디자이너는 오랫동안 양말처럼 착용감이 편한 신발을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나이키는 1980년대 ‘싹레이서(양말 경주자)’라고 일컫는 운동화를 출시했다. 양말처럼 편안했지만 내구성이 떨어져 실패했다. 그 뒤로 여러 차례 비슷한 시도가 있었으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나이키는 이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과 엔지니어로 구성된 플라이니트 개발팀을 구성했다. 플라이니트는 경량화의 취약점을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밑창을 제외한 운동화 윗부분을 컴퓨터 제어를 통해 베 짜는 방식으로 짜면서 맞춤형 공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자동화된 신발 제조 시스템이 개발되면 소비자가 나이키 매장에서 자기 발을 스캔하고 그에 꼭 맞는 신발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시대가 열린다. 소비자는 색상이나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신발 제조업체는 노동 비용이나 제조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매출과 이윤이 늘어날 수 있다. 찰리 덴슨 나이키 회장은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3월19일자 인터뷰에서 “이(플라이니트)는 게임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기술이다. 제조 비용이 줄어들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신발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이키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신발의 96%를 만든다. 아시아 지역에서 조립된 완제품을 미국 시장까지 가져오는 과정에서 물류 비용이 발생한다. 미국에서 신발이 만들어지면 물류 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고객 취향이나 유행에 맞춰 적시에 신발을 출시할 수 있다. 덴슨 회장은 “이 신발은 혁명적이고 편안하다. (나이키는) 이 기술로 매출 정체에서 벗어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기술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무한하다”라고 말했다. 세계 시장에서 나이키와 경쟁하고 있는 아디다스도 ‘가벼운 러닝화’를 출시했다. ‘깃털처럼 가벼운 러닝화’라고 명명한 아디제로 페더가 그것이다. 지난해 8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근대 7종 경기 세계 챔피언 제시카 에니스가 착용한 신발에 사용된 기술이 아디제로 페더 개발에 적용되었다. 2백40mm를 기준으로 신발 중량이 남성용은 1백90g, 여성용은 1백60g이다. 나이키 플라이니트와 비슷한 무게이다. 발을 감싸는 부분을 봉합이나 바느질 없이 소재를 접착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아디제로 페더가 돋보이는 것은 밑창이다. ‘ 스프린트 프레임’이라고 일컫는 밑창 제조나 밑창과 신발 윗부분을 연결하는 방식에서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도입했다. 가벼운 러닝화가 가진 내구성의 취약점은 내구성이 장한 고무를 밑창에 사용해 신발이 마모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극복했다. 뉴발란스 미니머스 시리즈. 착용자의 부상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 뉴발란스는 남성용 1백64g, 여성용 1백28g 러닝화를 출시했다. 뉴발란스 스포츠연구소는 전세계 맨발 주자들을 연구해 맨발로 달릴 때 발가락이나 발 중간 부분을 땅에 딛고 뒤꿈치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뉴발란스는 4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미니머스 시리즈를 개발했다. 발 앞부분과 뒤꿈치의 높이 차이를 줄여 맨발 같은 착용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뉴발란스 미니머스도 봉제선을 최소화했다. 착용감을 높이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다. 미니머스의 장점은 중창이다. 나이키가 윗부분, 아디다스가 밑창에 강점이 있다면 미니머스는 ‘레브라이트’라는 중창을 도입해 내구성과 충격 흡수성을 높였다. 레브라이트 중창은 기존 제품보다 20% 이상 가볍다. 가벼운 러닝화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벼운 러닝화가 착용자의 부상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가 많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포츠원소스는 ‘초경량 신발이 미국 신발 시장을 14% 성장시켰다’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신발 시장 규모는 65억 달러나 된다. 러닝화 시장이 30%이다. 나이키는 러닝화 판매로 28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제 나이키는 가벼운 러닝화로 제2의 도약을 꿈꾼다. 아디다스나 뉴발란스는 나이키와 비슷한 무게의 러닝화를 개발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러닝화 무게만 보면 뉴발란스 미니머스가 나이키 플라이니트보다 앞선다. 하지만 뉴발란스나 아디다스는 나이키와 달리 산업 구조를 혁신할 기술은 개발하지 못했다. 아디제로 페더나 미니머스는 나이키 플라이니트처럼 베틀에서 짜는 방식이 아니라 부자재를 접착하는 방식이라 조립 공정에서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다. 나이키는 신발 몸통을 베 짜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 아디다스나 뉴발란스가 ‘가벼운 러닝화’ 시장에서 나이키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립 과정에서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는 비중을 낮출 만한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출처 : 시사저널>
내면의 동기부여! 자율성으로부터 나온다 의욕상실 직원이 한 명 있다면 그는 회사에 어느 정도 손해를 끼칠까? 반대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열정으로 일하는 한 명의 직원은 회사 이익에 어느 정도 기여할까? 재무제표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손해와 이익의 정확한 크기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늘 경험하는 일상 속에서 그 답을 상당 부분 추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례 : 휴대폰 매장 이야기 얼마 전에 스마트폰을 여러 개 구매해야 할 일이 생겼다. 딸이 자신의 폴더형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 달라고 졸랐었다. 제 누나의 주장에 동조하는 초등학생 아들도 이제는 휴대폰이 필요하다며 기왕 사줄 거면 스마트폰으로 사달라는 애처로운 호소를 반복해왔다. 그 둘의 강력한 지지자인 아내의 눈빛 역시 이제는 자신도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집안에서 혼자만 스마트폰을 쓰던 필자는 속도가 빠르다는 새 상품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던 참이었다. 앞으로 예측되는 막대한(?) 통신요금에 대한 걱정과 함께, 이런 기계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이 이전의 몇 배에 달하는 통신요금과 기계값을 기꺼이 부담하게 한 천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네 대의 스마트폰 구매를 위해 서 군데 휴대폰 매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첫 번째 매장에서 다양한 기계들의 특징과 요금제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그냥 그 자리에서 계약할까 하다가 길 건너 다른 매장이 눈에 들어오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두 번째 매장을 방문했다. 여기서 만난 종업원은 판매의욕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나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미 내가 첫 번째 매장에서 확인한 다양한 정보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며 비싼 제품 한 가지만을 간단하게 권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자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래 있을 이유가 없었다. 세 번째 방문한 매장의 직원은 앞의 직원과 확연히 달랐다. 내 사정에 맞춰서 몇 가지 제품을 추천하며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도 좋았지만, 그 와중에 내 눈길이 다른 기계를 쳐다보면 바로 그 기계를 가져와서 장단점을 비교 설명해 주었다. 내가 통신요금을 걱정하는 기색을 보이자 그는 우리 가족의 특성에 맞는 경제적인 요금제를 설계해 주었다. 그리고 전부터 쓰고 있던 내 스마트폰의 장점을 설명하며 새 상품은 세 개만 구매해도 온 가족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해주었다. 더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집에는 지금 네 대의 스마트폰이 서로 다른 벨소리를 울리고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매장에서 만난 직원이 서로 바뀌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나는 매장이 어딘가에 상관없이 열의에 찬 그 직원이 있는 곳에서 물건을 구매했을 것 같다.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일에 대한 의욕의 차이였다. 동기부여에 관한 불편한 진실 – ‘보상’은 최고의 동기부여 수단이다? 열심히 일하게 하려면 보상을 많이 해주면 된다는 것이 일반적 믿음이지만, ‘보상을 멈추면 동기도 멈춘다.’는 불편한 진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동물원에 가면 물개 쇼를 구경할 수 있다. 먹이통을 든 조련사는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익숙하게 쇼를 펼친다. 조련사의 역할은 물개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다. 굶주린 물개 입에 생선을 한 마리씩 떨어뜨려 주면 물개는 생선을 더 받아먹기 위해 온갖 재롱을 떤다. 지느러미로 손뼉을 치고,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관객에게 인사를 하며 고무공으로 축구를 하기도 한다. 물개 쇼를 보면서 얻는 교훈은 더할 나위 없이 단순하다.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보상을 해주면 그 행동이 반복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보상이야말로 뛰어난 동기부여 기법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조련사가 사라지는 순간 물개 쇼도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고기를 주던 조련사가 사라지면 물개는 더는 지느러미 박수를 치지 않고 관객에게 꼬리를 흔들며 인사하지도 않는다. 물개에게 있어서 보상은 어떤 행동을 할 가능성을 높여주지만, 그것은 보상을 줄 때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녀나 학교의 학생들 그리고 회사의 직원들은 ‘물개와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하는 데서 고민이 시작된다. 40여 년간 인간 행동의 동기를 연구해온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의 에드워드 데시 교수가 매우 의미 있는 실험을 하였는데, 그 실험의 주제는 ‘보상 없이 기꺼이 해오던 행동에 보상을 주기 시작하면 내면의 동기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였다. 대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성인들도 재미있어하는 블록 퍼즐로 비행기나 강아지 등의 작품을 만들게 하면서 한 집단에는 작품을 만들 때마다 소액의 상금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아무런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30분 정도의 퍼즐 게임이 끝나고 휴식시간을 주었는데 이 실험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이 휴식시간이었다. 금전적 보상을 받은 학생들은 자유시간이 되자 대부분 퍼즐 놀이를 바로 그만두고 잡지를 보거나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활동이었던 퍼즐이 보상을 얻기 위한 도구적 활동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비슷한 후속실험이 학교 신문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늘 무보수로 일하던 학생 기자들에게 기사를 쓸 때마다 돈을 지급하였더니 일단 돈을 받기 시작한 학생 기자들은 활동 자체에 관한 관심이 전보다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 보수가 중단되자 더는 전처럼 열심히 활동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비슷한 실험을 반복했는데 항상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결론은, 금전적 보상은 사람들의 ’내면의 동기‘를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위협’은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남들을 위협한다. 공부를 안 하면 TV를 못 보게 하겠다고 위협하고, 제 시간에 일을 마치지 못하면 해고해버릴 거라고 위협하면서 그것이 효과적인 동기부여 방법이라고 믿는다. 처벌을 회피하게 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연구진이 다시 퍼즐 게임을 이용해서 위협이 내면의 동기부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해 본 바로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퍼즐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면 벌을 준다고 위협하는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실험을 한 결과 피험자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퍼즐을 훌륭히 완성했지만 그 경험은 부정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위협은 금전적 보상과 비슷하게 작용해 퍼즐 완성을 독려하는 역할은 했지만 그 자체로 즐거워서 하고 싶다는 마음을 사라지게 만들었으며 그와 비슷한 통제 방식인 감시, 평가 등도 모두 내면의 동기를 훼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협’은 우리 사회에서 널리 그리고 빈번히 쓰이고 있는 동기부여 방법이라는 점에서 다소 씁쓸한 결과라 하겠다. ‘경쟁’은 내면적 동기를 부여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경쟁이 보편화하여 있다. 학교는 성적을 통해 경쟁을 시키고 기업은 누가 가장 많은 판매량을 올리는지, 또는 누가 고객서비스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지 가리는 방법을 통해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데 경쟁을 하게 되면 활동 자체보다는 승리한 사람에게만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금전적 보상을 줄 때와 마찬가지로 활동 자체는 관심권 밖으로 멀어지고 내면의 동기가 훼손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한다. 반면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서, 경쟁이 내면의 동기를 높여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에드워드 데시 교수는 이러한 견해 차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퍼즐 게임의 방식을 약간 바꿔 실험했다. 피험자들과 조교를 나란히 앉혀 세 가지 작품을 만들게 하면서 피험자 절반에게는 조교보다 빨리 퍼즐을 완성해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하였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경쟁이나 승리라는 말은 하지 않고 그저 최대한 빨리 퍼즐을 완성하라고만 하였다. 그 결과 경쟁을 붙인 피험자들은 경쟁 없이 최선을 다한 피험자들에 비해 내면의 동기가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경쟁에 이겼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쟁 경험이 흥미로운 과제에 대한 내면의 동기를 훼손했던 것이다. 내면의 동기는 자율성으로부터 나온다 금전적 보상, 위협 그리고 경쟁이 모두 내면적 동기를 약화시킨다면 내면의 동기를 높일 수 있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이번에도 퍼즐 실험을 통해 검증된 결과를 인용해 본다. 두 집단에 퍼즐 게임을 하도록 하면서 첫 집단의 피험자들에게는 어떤 과제를 얼마의 시간 동안 풀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했고 다른 피험자 집단에는 첫 집단이 정한 과제와 작업시간을 일방적으로 부여했다. 그 결과 똑같은 과제를 똑같은 시간에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집단 간에는 차이가 발생했다. 과제와 시간을 스스로 선택한 집단은 그것을 일방적으로 부여받은 집단에 비해 퍼즐을 더 오래 가지고 놀았고 마음에 들어 했다.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스스로 선택을 하게 했더니 피험자들은 똑같은 경험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내면의 동기도 강해졌다. 문제의 핵심은 자율성과 통제의 관계다. 똑같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를 누리면서 자율성을 인정받으면 집중도는 훨씬 높아지며 더 나아가 그 과제를 즐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에서 학교나 기업이 채택하는 방식은 그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인간은 더욱 더 통제 받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 받아야 하며 해놓은 일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실험에서도 그런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통제와 훈련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인간의 경험을 비하하고 몇몇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정당화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느끼려 애쓰는 경향이 있다. 즉 자기 행동이 외부의 어떤 것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며, 행동의 동기가 외부의 통제 때문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자발적 요구로부터 나왔다고 느끼기를 원한다. 이는 많은 심리학자(리처드 드샴, 헨리머리 등)들이 동의하고 있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동기부여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상하 관계에서 윗사람들, 즉 권위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현장 학습을 어디로 어떻게 갈 것인지, 글쓰기 주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학생들이 선택하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한 기업에서는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 직원들이 참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자신이 할 바를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더욱 전념한다. 자기에게 선택권을 준 사람이 자신을 온전한 개인으로 인정해주고 있음을 느끼기에 내면적 동기가 고양되고 타인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일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은 일을 더 잘해내는 것이다. 참고자료 - 마음의 작동법(에드워드 L 데시) - 최고의 동기부여(스가와라 유코) - Motivational Interviewing (William R. Miller, Stephen Rollnick) <출처 : 삼성SDS멀티캠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