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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ite : http://www.wexi.biz 로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 WEXI NEWSCLIPPING. 재계 새해 화두‘창조 · 글로벌 경영’ “가장 좋은 홍보맨은 바로 그 회사의 직원” 글로벌 PR 은 창조다 “창조경영은 Ver3.0 에서 나온다” [COVER STORY] Ver 1.0, 2.0 대표 CEO 는 [COVER STORY] 경영전문가 8 인 선정 Ver 3.0 CEO [COVER STORY] 한국의 버전 3.0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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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site : http://www.wexi.biz로 오시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WEXI NEWSCLIPPING 재계 새해 화두‘창조·글로벌 경영’ “가장 좋은 홍보맨은 바로 그 회사의 직원” 글로벌 PR은 창조다 “창조경영은 Ver3.0 에서 나온다” [COVER STORY] Ver 1.0, 2.0 대표 CEO는 [COVER STORY] 경영전문가 8인 선정 Ver 3.0 CEO [COVER STORY] 한국의 버전 3.0 CEO “CEO의 역할은 B급 직원을 A급에 도달하도록 돕는 일 ” 복잡하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C 직함’을 활용하라 제 18 호 Contents 2007.12.17~12.21일까지의 기사모음입니다.
재계 새해 화두‘창조·글로벌 경영’ 삼성·현대車·LG·SK 4대그룹 초점… 미래연구개발 ‘박차’ 재계의 새해 경영 화두는 미래를 준비하는 창조적 경영과 글로벌 고객 경영이 될 것 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그룹 등 국내 4대 그룹은 내년 경영의 초점이 될 경영화두로 ‘미래를 준비하는 창조적 혁신’과 ‘고객가치 중심의 글로벌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내년 경영화두에 대해 삼성그룹은 올해 이건희 회장이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창조적 혁신과 도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삼성은 경영방침을 한번 정하면 2~3년은 그 경영화두에 집중한다며 내년에도 창조적 혁신과 도전에 초점을 맞춘 경영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다만 올 연말에 이어 내년초에도 특검 등으로 인해 이같은 경영방침에 몰두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도 올초 구본무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경영방침을 새해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구본무 회장은 약 8분간의 신년사 발표 당시 9번에 걸쳐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이 같은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 ‘미래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고객가치 창출에 전념하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 등 미래준비 전략을 세워나가자는 게 내년 경영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내년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에 현대차 2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강조를 이어왔다. 정 회장은 최근 해외 영업지사장 회의에서 “원가절감차원에서 현지 부품 조달을 늘리고 글로벌생산과 판매가 안정되도록 체제를 갖출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SK는 내년에 성장과 글로벌 경영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제주 CEO세미나에서 “SK가 영구히 존속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치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또 가치창출 방법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야 하며,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만큼 도전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따로’ 경영을 기본으로 한 ‘또 같이’ 경영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영화두에 맞춰 각 그룹의 계열사들은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세부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이며,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들의 경우 시장 상황에 맞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7년 12월 20일 (목) 김기종 기자 | 경기매일
“가장 좋은 홍보맨은 바로 그 회사의 직원” [글로벌 PR 성공법] 글로벌 PR 컨설팅기업‘에델만’ 리처드 에델만 회장 인터뷰 소비자들은 자기와 같은 보통사람의 말을 더 신뢰 직원들이야말로 걸어다니는 매체 한국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를 주목 입소문 주부들 사로잡은 한국 홍보력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먹힐 것 “이번주에 중동 두바이에 다녀왔습니다. 뉴욕에서부터 13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내리니까, 막상 뭘 배우고 가야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실내 스키장과 아쿠아리움 식당 같은 초현실적인 이미지에 더해, 무역과 관광에 기반한 성장 전략,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중략) 한 두바이 공무원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두바이의 이미지는 완전히 파편화 돼 있다. 서로 연결되는 건 하나도 없다. 하나의 비전이 필요하다….’ 호화로운 빌딩과 경제 발전을 넘어선 무언가가 두바이에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두바이의 이미지와 현실. 2007년 9월 14일.“시카고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 ‘이스트뱅크클럽’ 탈의실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우리는 30분 동안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해 토론을 했습니다. 잭슨은 이번 금융 위기로 집을 처음 장만한 이민 2세대 젊은이들의 삶의 기반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우연한 만남. 2007년 11월 26일. ■중년의 스타 블로거 CEO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50) 회장 블로그에는 자기 회사나 고객기업들의 자랑이 넘쳐날 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중년 신사 사진이 내걸린 화면은 사회 문제에 대한 단상과 통찰, 풋풋한 일상으로 채워져 있다. “보도자료만 가득하다면 누가 들어와 보려고 하겠습니까? 블로그는 CEO가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글로벌 PR컨설팅 기업 에델만(Edelman)의 리처드 에델만 회장은 ‘스타 블로거’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 ‘6 A.M.’ (http://www.edelman.com/speak_up/blog/) 에는 매주 1만~1만5000명의 네티즌이 들러 그의 철학을 읽고, 댓글을 달고, 에델만의 팬이 된다. 최근 국내 대기업의 해외홍보 전략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인터뷰 중에도 근질거리는 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했다. 미국PR전문 주간지 ‘PR Week US’는 리처드 에델만을 ‘2007년 PR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았다. 매년 초 그가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하는 ‘에델만 신뢰도 조사(Trust Barometer)’를 바탕으로 많은 기업들이 그 해 홍보전략을 세운다. 그는 “‘보통 사람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홍보 매체는 자기 회사 직원”이라며 “매체가 변하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신뢰도의 지형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자기와 같은 보통 사람의 말을 믿습니다. 권위 있는 미디어나 홍보회사 직원들의 메시지보다 가족이, 친구가, 블로거가 그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 지를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그는 “한국의 ‘와이프로거’(와이프+블로거)들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을 상대한 홍보 경험을 글로벌 무대에서도 활용하려 한다고 했다. 자신만의 살림 노하우를 갖고 ‘입소문 전도사’로 나선 30~40대 주부들의 역할은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된 한국에서 가장 두드러졌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홍보 전략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에게 “해외 홍보에서 광고의 비중을 줄이고 현지의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또 “한국 CEO들은 조금 더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의 시대―오늘날 소비자들은 어디에서 정보를 얻고, 어떤 정보를 가장 신뢰하고 있나요.“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소비자들은 1, 2개의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오늘날은 최소 7개의 미디어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습니다. 하나의 미디어에 투자하는 상대적인 시간이 크게 줄었습니다.”―이제 광고 몇 개로는 별 효과가 없겠군요.“몇 년 전에 광고 3개를 통해 해결됐던 일을 하려면, 이제는 50개의 광고가 필요합니다. 또 똑같이 1000명에 메시지가 도달한다 해도, 같은 효과를 보장할 수 없게 됐어요. 예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말이죠. 현재 미국 저녁뉴스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61세고, 시청자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데 광고료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요. 다양한 채널을 통한 효율적인 PR전략이 필요합니다”―사람들은 누구의 말을 믿나요?“바로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입니다. 신뢰도의 지형이 변하고 있습니다. 에델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a person like me)을 더 많이 믿고 있습니다. 더 이상 광고나 기업 CEO의 말을 믿지 않죠.”―그러면 기업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안에서 밖으로(inside-out)’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가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면 직원들이 그걸 보고 자기 회사의 명성을 확인하는 식의, ‘밖에서 안으로(outside-in)’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대 방식으로 일하는 겁니다.” ■“최고의 홍보맨은 자사 직원들”―좀 더 구체적인 예가 있나요?“좋은 예로, 스타벅스 CEO는 자사의 바리스타(커피 전문가)들에게 커피 제조과정만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가치와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죠.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스타벅스 커피에 대한 모든 것과 브랜드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게 됐습니다. 더 중요한 건 다음인데요, 직원들이 고객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스타벅스의 가치를 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심지어 커피를 만들거나 카운터에 서있을 때에도 무의식 중에 고객을 설득하는 거죠. 이게 바로 ‘안에서 밖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입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 블로그를 활용해 기업 이미지를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홍보맨이 따로 필요 없어지는 건가요.“가장 좋은 홍보맨은 그 회사의 모든 직원들입니다. 직원들은 다른 누구보다도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자사의 정보에 대해 수평적인 관계 선상에서 대화를 많이 합니다. 인터넷을 이용해 자기 회사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즈니스 정보나 업계 소식을 전달하기도 하죠. 직원들은 누구를 만나든 끊임없이 ‘동시대’의 테두리 안에서 대화를 이어갑니다. 그들은 말하자면, 각자가 걸어 다니는 매체입니다.” ▲ 글로벌 PR컨설팅 기업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 (Richard Edelman·50)은“한국 기업들은 해외 홍보에서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하는 면이 있다”며“블로그처럼 현지의‘보통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PR에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모든 기업은 미디어 기업이 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왔는데, 그런 맥락인가요? “네. 이제 기업은 대중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는 미디어로서의 기능도 수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직원들과 제품 개발 및 판매, 관리, 통제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직원들과 함께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한다는 사고 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대중이 만난다―블로그 이야기를 좀 해 보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귀찮지는 않나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아요. 일을 하는 데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최근에 여행기를 올렸는데, 한 방문자가 ‘나도 거기에 있었다’는 댓글을 남겼더군요. 세상이 정말 좁다, 세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죠. 블로그는 CEO가 대중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블로그를 홍보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죠.“MS는 1000여 명의 직원들이 블로그를 통해 자기 회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죠. 구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블로그를 이용하려고만 하면 사람들이 더 이상 믿지 않을 텐데요.“만약 블로그가 또 다른 형태의 광고 수단으로 비춰진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블로그의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려 하지 않을 겁니다. 네티즌들은 블로그 운영자와의 신뢰 관계가 깨지면 대화를 중단하고 즉각 떠나버릴 수 있습니다.” ―직원 블로그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블로그 운영자에게서 기업의 대변인과 같은 태도가 엿보이거나, 글에서 보도자료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면 실패한 블로그입니다. 인위적인 냄새가 나는 형식적인 글들을 읽으려 블로그를 찾아오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개인의 경험담과 거기서 우러나오는 통찰력를 진솔하게 쓴 글은 가장 영향력이 큽니다.” ■“수퍼 스타 CEO는 가라” ―당신은 블로그 뿐 아니라 활발하게 활동하는 CEO입니다. 일반 기업 CEO들은 홍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요?“기업 외부에서 내는 CEO의 목소리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CEO들은 기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경영진, 중간 관리층, 직원, 연구개발자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안에서 전달된 CEO의 목소리는 직원들을 통해 각기 차별화된 색깔을 지니고 밖으로 전달됩니다. 그 영향력은 엄청납니다.”―결국 직원들이 미디어의 역할을 하는 것이군요.“맞아요. 기업 임원들은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자기 직원들부터 설득해야 합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회사 직원들에게 기업의 비전과 계획, 비즈니스 전략 등을 정확히 알리고 직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어야 해요. 직원들은 기업에 대해 가장 신뢰도 높은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안에서 밖으로’ 전하기 때문이죠.”―홍보에 적합한 CEO 형이 있나요?“CEO는 업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메시지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잭 웰치 같은 ‘수퍼스타 CEO’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오늘날 CEO들은 ‘수퍼스타 CEO’와 ‘은둔형 CEO’의 중간쯤에서 전략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뿐 아니라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동참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죠.”―잭 웰치가 지금 경영에 복귀한다면요?“잭 웰치는 GE의 새로운 장을 연 주인공이고, 그 시기의 GE가 가장 필요로 한 리더였음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잭 웰치가 지금 시대에 돌아온다면, 이번에는 회사를 변화시키기 이전에 자기 자신부터 바꾸려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비즈니스맨들은 예전 잭 웰치의 모습이 아닌, 잭 웰치가 변화할 모습을 배워야겠죠.” ―한국 CEO들은 대체로 언론이나 대중에 노출을 꺼리는 것 같습니다.“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위상을 더 높이려면 한국 CEO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필요가 있어요.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글로벌 시장의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은, CEO에게 기업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투명하게 전달할 줄 아는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습니다.”―기업 CEO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정치적 이슈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환경과 에너지, 교육, 인권…. 전세계의 미래와 기업의 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슈들은 정말 많습니다.”―기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에델만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 대부분에서 사람들은 정부보다 기업을 더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EO와 비즈니스맨들은 이 점을 기억하고 좋은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업을 신뢰하고, 기업에 기대하는 바가 크죠.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기업 해외 PR, “지나치게 광고에 의존”―한국기업들의 해외 홍보는 어떤 수준인가요.“한국 기업들의 해외 PR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광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다양한 미디어와 채널을 고려하는 데는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TV나 신문이 아닌 블로그 같은 ‘사회적 미디어’에서 글로벌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주의 깊게 듣고, 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스타나 유명인을 내세우는 대신, 보통 사람들에게 직접 듣고 그들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늘려야 합니다.” ―한국은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입니다. 여기서 어떤 비전을 보시나요?“한국의 IT 인프라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최고의 강점입니다. 싸이월드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가 활성화돼 있어서 낮은 비용으로 여러 전략들을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빠른 입소문 효과와, 재미를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성향도 도움이 됩니다. 한국은 IT기반을 잘 활용하면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방문에 대해서도 블로그에 글을 쓸 계획인가요?“한국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쓸 생각입니다. 경제력을 가진 전문직 30대 미혼 여성, ‘골드 미스’에 대해 쓰겠습니다.
낮은 출산율, 높은 사교육비로 대변되는 어머니들의 열정 같은 한국 여성들에 대한 정보들은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여성의 파워가 예전보다 월등하게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이와 같은 이야기들은,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에델만 회장은 인터뷰 다음날 블로그에 ‘미스 골드(Miss Gold)’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30대 미혼여성뿐 아니라 한국의 교육 시스템, FTA, 대선 등 실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비즈니스맨이었다. 가끔씩 글 중간에 자신이 홍보하는 한국 기업의 이름을 살짝 집어넣는 일도 잊지 않았다.2007.12.14 | 선정민 산업부 기자 sunny@chosun.com 조선일보
글로벌 PR은 창조다 “우주로 배달가는 피자헛 · 빨간 앞치마 KFC아저씨” 그간 국내의 전통적 홍보는 언론대응을 중심으로 한 사보, 이벤트 등의 기능 중심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무대에서는 글로벌 마인드와 창의성이 필요하다. 전략적·통합적인 접근법은 필수다. 글로벌 PR 트렌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활용이다. 언론이나 소비자가 관심을 끄는 이벤트 아이디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원칙은 해외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피자헛은 1등 기업으로서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 우주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16개국이 참가하는 우주정거장 계획을 후원하면서 우주선에 피자헛 로고를 큼지막하게 부착했다. 우주인에게 피자 배달 이벤트를 벌여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여기까지 했다면 평범한 이벤트에 그쳤을 것이다. 피자헛은 전 세계적으로 로고를 새로 바꾸고 매장을 단장하는 기업혁신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해 효과를 극대화했다.KFC(켄터키프라이드치킨)의 홍보 전략도 재미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자, KFC는 마스코트인 배불뚝이 커널 샌더스(Colonel Sanders) 할아버지 모습까지 바꿨다. 빨간 앞치마를 두른 건강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단장한 것이다. KFC는 이와 함께 네바다 사막에 가로 세로 30㎝ 크기의 타일 6만5000개로 샌더스 할아버지 그림을 만들었다. 자유의 여신상 265개에 해당하는 크기로, 면적은 8129㎡(약 2459평)에 이르렀다. 물론 초대형 그림 제작 과정은 온라인이나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완성된 사진은 인공위성 촬영을 해 배포했다. 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일으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다. 두 번째는 스포츠의 활용을 들 수 있다. 현대의 PR은 통합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는 추세다.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거나 제품 홍보를 하는 데 있어 스포츠는 훌륭한 홍보의 기반이 된다. 가령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글로벌 스포츠 대회는 최상의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 IBM의 PC부문을 인수한 중국 컴퓨터 회사 레노버는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올림픽 스폰서로 참여했다. 항공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아랍에미리트 항공도 항공사의 글로벌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스폰서 했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부터 스폰서를 해온 코카콜라에 더해, 전통적으로 문화를 통한 홍보에 관심이 많던 소니(Sony)도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과 8년간 월드컵 스폰서 계약을 했다. 새로운 PR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사회공헌의 실천을 통한 소비자의 신뢰성 확보다. 글로벌 기업들은 PR과 사회공헌 활동을 분리해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인식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보급으로 인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무한 잠재성(unlimited potential)’이란 주제로 컴퓨터 혜택이 적은 국가 또는 계층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UN과 연계해 80여 개국에 기술 교육, 소프트웨어 기부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빌 게이츠 회장 자신도 엄청난 재산을 사회에 내놓으며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GE도 환경경영을 모토로 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높여왔다.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자(CEO)를 통한 홍보를 들 수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 CEO가 직접 나서서 언론 기고를 하거나 신상품 발표를 하는 등 홍보의 최전선에 서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최고경영자의 등장은 뉴스 가치를 높여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인종차별, 섹스(sex), 기아, 종교 갈등 등을 소재로 이슈 메이킹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끌어온 베네통(Benetton)의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은 직접 누드로 광고에 출연해 주목 받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회장은 올 1월 MP3플레이어 히트상품인 아이팟(iPod)과 핸드폰을 접목한 ‘아이폰(iPhone)’ 발표 행사를 주도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이 샌프란시스코 발표현장을 주목했고, 아이폰을 들고 있는 잡스의 사진과 함께 신제품 기사를 다루었다. 이처럼 기업의 홍보 행사뿐 아니라, 다보스 포럼이나 국제가전전시회(CES)와 같은 세계적 이벤트 현장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에게 좋은 기업PR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올림픽과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등 글로벌 스포츠 대회나 팀 후원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구겐하임 박물관이나 베르사유 궁전 등 유명 장소에서 글로벌 로드쇼를 개최하고, 와이브로 및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표준화 주도를 위한 4G포럼을 개최해 글로벌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Matrix), 팝스타 비욘세와 함께한 홍보도 국내 소비자와 글로벌 소비자를 함께 고려한 전략이다.현대자동차는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축구를 통한 홍보에 나서고 있고, LG전자는 ‘LG페스티벌’을 러시아 150개 도시에서 순회 개최하고 있다. SK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장학퀴즈를 중국에 옮겨가 베이징TV와 함께 ‘SK짱웬방’을 실시하는 등 2000년대 들어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24시간 홍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기관리 PR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홍보대사나 비정부기구(NGO) 등 제3자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고, PR전문회사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해외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글로벌 홍보 트렌드를 수용해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수용성이 높은 스포츠 후원, 사회공헌 활동 및 적극적인 경영층의 PR 활동은 해외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여주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2007.12.14 | 김주호 제일기획 수석국장 | 조선일보
“창조경영은Ver3.0 에서 나온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전무-“리더십의 형태도 명령형에서 자발적 협조를 끌어내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박소령 T-Plus 팀장-“버전 3.0 CEO는 무형자산이 강조되는 IT, 금융 등에서 먼저 출현할 것이다.”◇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조직 친화형 CEO는 직원들과 거리감을 줄이고‘창조적 아이디어’를 이끌어 낸다.”◇조성용 한국리더십센터 사장-“전문가들이 모여드는 21세기형 조직에서 조직 친화형 CEO는 필수적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조직 구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감성 경영 등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은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주희진 리더십다양성센터 대표-“한국 기업문화에서 버전 3.0 CEO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마인드 성숙도 필요하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세대별 CEO 분류를 통해 개척자와 문제해결형 CEO시대가 가고 조직 친화형 리더십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경영자를 흔히 창업형, 수성형 등으로 이분법화하던 것을 넘어서서 인간과 감성, 효율적인 팀 구성을 중시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코노믹 리뷰>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대해 한국적 현실은 어떠한지, 한국 기업에도 조직친화형 리더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 경영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았다.●인간중심 서번트 리더십은 세계적 추세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전무: 이번 뉴욕타임스 분류는 조금씩 개념이 다를 수 있지만 한국 상황에도 적용 가능하다. 기업문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등 소프트 경쟁력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리더십의 형태도 명령형에서 자발적 협조를 끌어내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조영탁 휴넷 대표: 그렇다. 이번 분류는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전체적 시대흐름이 그렇게 가고 있다. 최근의 경영은 물질만능에서 벗어나 사람에 주목하고 있다. 즉 조직 구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감성 경영 등 이른바 서번트 리더십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 더 크게 확장되리라고 본다.이한구 수원대 교수: 뉴욕타임스 분류가 우리와 동떨어지지 않는 것은 글로벌,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에는 기업경영문화의 보편화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다면 다른 기업들은 최대한 빨리, 경쟁적으로 그 기업경영의 장점을 벤치마킹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들은 선진적, 보편적 문화를 지향하는 속성이 강하다. 최근 우리 기업들도 매우 빠른 속도로 ‘글로벌 스탠더드’화하고 있다.
●1, 2세대 경영인의 역량이 바탕이 되어야주희진 리더십다양성센터 대표: 세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경영자에겐 버전 1,2,3의 역량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그게 쉽지 않으므로 최소한의 조직 특성과 환경을 파악한 후 필요한 역량 또는 유형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박소령 T-Plus 팀장: 뉴욕타임스의 유형 구분 자체는 한국 상황에도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기업의 성장 관점에서 1세대 또는 2세대 CEO 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 특히 1세대 CEO 군이 언론에서 각광받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2세대 단계의 CEO들이 보유한 역량 없이 즉 ‘비 권위적’이 아닌 단순한 ‘조직친화형’이라 통칭되는 CEO에 대해선 검증이 불충분하다.●Ver 3.0 CEO는 인재확보와 양성에서 매력적조성용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현대에는 모든 변화가 너무도 빨리 진행되며, 이를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각 분야의 일선 실무자들이다. 조직의 발전은 이런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앞으로 CEO 의 역할은 앞에서 구령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들이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돕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요즘 기업의 경쟁력은 직원들의 ‘자발성’ 과 ‘창의력’ 에 달려 있다. 조직 친화형 CEO 는 직원들과 거리감을 줄이고 스스로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가 생성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박소령 팀장: 그렇다. 지금은 인재전쟁 시대이다. 우수인적 자원이 그 기업의 최고의 경쟁력이다. 잭 웰치는 “경영은 실행이다. 전략보다 중요한 것이 실행이다. 그런데 실행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잘 뽑고 이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인적자원 개개인에 대한 동기부여의 의미에서는 조직친화형 CEO가 매력적이다. 주희진 대표: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한 기대수준과 내용이 변화되고 있다. 개인과 조직의 관계 설정, 구성원들 사이의 친밀함에 대한 기대 수준, 리더와 조직원 간의 상호관계 등이 새롭게 구조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시스템 설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실행하는 리더가 조직친화형 리더라고 할 수 있다.조영탁 대표: 말한 대로 시스템 설정이 중요하다. 제왕적 CEO나 해결사형 CEO는 그야말로 CEO 개인의 능력에 좌우되는 특성이 크지만, 조직친화형 CEO는 조직의 문화나 비전을 확립함으로써 조직이 스스로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CEO의 퇴임이나 부재 시에도 그러한 문화적 시스템 내에서 일할 수 있기에 조직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권위에 대한 도전 등 현실적 어려움 많아전성철 이사장: 앞으로 버전 3.0 CEO를 원하는 시대적 요구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권위가 도전받을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친근함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조직의 위계나 기강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주희진 대표: 한국 기업문화에서 버전 3.0 CEO 유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마인드의 성숙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기존의 익숙한 틀과 유형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박소령 팀장: 한국적 현실에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다. ‘조직 친화형’ 이라고 해도 조직에 다가가는 방법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치열한 글로벌 경쟁상황 하에선 성장이 당면과제이다. 국내 대기업은 1,2단계도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 한 단계 더 올라서야 버전 3.0 CEO가 대두될 것으로 본다.
●IT, 금융 쪽에서 Ver3.0 CEO 먼저 출현할 것조성용 대표: 조직 구성원들이 모두 전문가들이 모여드는 21세기형 조직에서 조직 친화형 CEO는 필수적이다. 경청 능력과 표용력을 겸비한 이런 리더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박소령 팀장: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분야는 무형자산이 강조되는 IT, 금융 쪽이 될 것이다. 인적자원의 경쟁력 확보 및 유지가 필수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CEO들의 출현이 빠를 수 있다.전성철 이사장: 그렇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구글의 에릭 슈미트 등 조직 친화형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CEO 들이 주목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양혁진 기자(dwhj@ermedia.net) | 이코노믹리뷰
[COVER STORY] Ver 1.0, 2.0 대표 CEO는 ◇선발투수는 Ver 1.0 구원투수는 Ver 2.0◇버전 1.O의 CEO들이 야구에서의 ‘선발투수’와 같다면 2.0 버전 즉, 2세대 CEO들은 선발투수가 위기에 몰려 팀에 패배 기운이 느껴질 때 나서는 ‘구원투수’와 같다. 경영전문가들은 1세대 CEO를 주로 기업의 창업주, 2세대 CEO는 기업의 이미지를 굳건히 다진‘성과형 CEO’를 꼽았다.■Ver 1.0 CEO : 정주영·김우중·이병철■기업의 외형 확대를 통해 제국을 건설한 한국형 1세대 CEO로는 역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가장 많이 거론됐으며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각각 현대와 대우, 삼성그룹을 창업하고 대기업으로 키운 공에 따른 결과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전무는 “이들은 국민소득 100달러 수준의 최빈국 한국을 경제강국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 기여했으며 각 기업의 외형확대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삼성, 대우를 창업하고 성장시켰다”며 1세대 CEO로 세 사람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주희진 리더십다양성센터 대표도 “계열사 확대, 수출 증대, 글로벌라이제이션 등에서부터 단기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한국적 근대화의 특수성과 적극적인 정부지원 덕에 단기간에 외형확대를 이뤘다”며 이들을 언급했다. 정주영 “물러섬 없는 추진력으로 글로벌 브랜드 일궈”가출 청년이었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쌀가게 배달 점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 46년 서울 충무로에 자동차 수리점인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현대그룹 창설을 시작한다. 이후 47년엔 현대토건사(건설)를 설립해 60년 이후 도급순위 1위로 한국 건설업계를 평정하고 70년 역사적인 경부고속도로를 완공했으며, 67년에는 현대자동차를 설립했다.현대그룹의 간판 회사인 현대자동차는 68년 미국 포드자동차와 합작으로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작품인‘코티나’를 시판한 이후 76년 한국의 첫 번째 독자 자동차 브랜드인‘포니’를 출시하고 그해 국내 승용차 시장의 43%를 장악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한다. 이후 포니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82년‘포니2’출시, 첫해 국내에서 4만 대 판매 성과를 이룬다. 71년 현대 조선소 건립을 추진해 조선소 건설을 위해 영국으로부터 8000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73년 현대조선을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 2.64%를 차지하는 대형 건설회사로 성장시킨다. 특히 현대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81년 126억 달러를 기록, 한국의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현대를 건설, 자동차, 조선 3개의 주력 사업에서‘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는 성과를 일궈냈다. 김우중 “사업다각화, M&A 통한 기업 네트워크화”지난 67년 31세의 나이에 500만 원의 자본금과 5명의 직원으로 대우실업을 설립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창업 원년에 트리코트 한 품목으로 58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며 화려하게 재계에 데뷔한다.
70년대 초기 건설업 진출을 서두른 그는 당시 중동 건설 붐을 생각해 에콰도르에서 해외 첫 건설공사 수주를 따내며 해외건설 공사에도 이름을 올린다. 70년대 중반 들어 대우는 중화학 분야에도 진출한다. 한국기계공업과 대한보일러공업, 옥포조선과 새한자동차 등을 속속 인수한 김 전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꾀하며 부실기업을 골라 인수하며 성공가도를 달린다. 93년 말 185곳에 불과했던 해외 네트워크를 98년 말 589곳으로 늘렸으며 98년에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며 사업 확대를 꾀했다. 그해 연말 대우는 계열사 41개, 종업원 10만5000명, 해외사업장 외국인 종업원 22만 명, 해외법인 394개 사의 공룡재벌로 성장한다. 자산기준으로 삼성, LG를 제치고 현대에 이어 대우를 재계 2위로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20여 조 원의 분식회계 혐의로 복역 중인 것이 김 전회장의 흠이 되고 있다. 이병철 “반도체 선택과 집중, 1등 삼성 만들어”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형 CEO로 뽑혔다. 지난 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대구에 국수와 과일을 파는 삼성상회를 설립한 그는 무역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국내 1위의 무역회사로 성장시킨다. 그는 또 설탕 제조업을 시작해 53년 부산에서 제일제당을 설립한다. 설탕 제조업은 이병철의 운명을 결정 지은 일생일대의 대박 아이템이었다. 54년 순이익은 80억환, 60년엔 한국 설탕시장의 70%를 점유하는 독점기업이 된다. 54년에는 제일모직을 설립해 수년 만에 국내 섬유시장의 70%를 점하고 64년 동양방송 TBC, 65년 중앙일보를 설립해 미디어 사업에도 진출한다. 69년에는 삼성전자를 설립해 73년부터 TV와 냉장고, 세탁기, 진공청소기 등을 국내에 시판하며 흑자를 만들어낸다. 84년 삼성 반도체 공장을 준공한 그는 ‘전자사업의 핵심이야 말로 반도체’라는 것을 알고 단 6개월 만에 (일본이 20년 걸린) 64KD 램 생산에 성공한다. 이후 삼성의 반도체는 IBM PC에 탑재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오늘날 세계 제일의 반도체 생산 기업을 만들게 된다. 강덕수·박현주 회장도 1세대형 CEO고 정주영 회장이나 김우중 전 회장과는 세대 차이가 나지만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도 리더십의 측면에서는 1세대형 CEO로 지목받았다. STX의 강덕수 회장은 월급쟁이에서 출발해 기업 인수·합병으로 10년도 안 되는 기간에 STX그룹을 재계 20위권의 대기업으로 일군 것이 크게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최근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확장과 성장, 모험에 드라이브를 거는 경향이 퇴조하고 있는데 강덕수 회장의 경우 경영능력과 사업가적인 기질을 동시에 갖추면서 1세대 경영자형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역시 월급쟁이에서 출발해 한국의 증권시장을 좌우하는 금융그룹을 일궜다.■Ver 2.0 CEO : 손길승·남용■1세대 CEO가 남긴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업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버전 2.0 세대의 CEO들에는 SK그룹의 손길승 전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거론됐다. 이들은 외형 확대 시기 이후 질적 변화의 시기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필요성, 내부 운영체계 효율화, 사업 확대나 기술 경쟁력 강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길승 “최종현 공백 거뜬히 메운 아이디어맨”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은 98년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며 위기를 맞은 SK를 재건한 인물로 전형적인 ‘문제해결형 CEO’다. 당시 후계자였던 최태원 회장이 젊어 전문경영인이었던 자신이 현 최태원 회장을 도와 그룹경영을 이끈다. SK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창출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특히 ‘OK캐쉬백’이 대표적인데, 99년 국내에 멤버십 상품으로 처음 도입된 OK캐쉬백은 초기에 주유소에서만 통했으나 이후 홈쇼핑, 이동통신 등 그룹사 전체로 확대됐다. 심지어 5만 원이상이면 현금으로 환전도 가능해 국내 1위의 포인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는 특히 통신시장을 ‘SK 천하’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SK텔레콤은 98년 휴대폰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넘어섰고 99년 신세기이동통신을 합병하면서 국내 1위 이동통신업체로 부상했다. 비록 2003년 닥친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와 해외자본인 소버린이 SK글로벌의 분식회계로 주가가 급락한 SK㈜ 지분 14.99%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위협하는 등 시련이 닥치기도 했지만 손 전 회장은 그해 모든 계열사들이 흑자 경영, 특히 그룹의 주력사인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의 순이익이 1조 원을 넘게 만들었다. 남용 “짧은 시간에 경영정상 이끈 스피드맨”LG전자의 남용 부회장도 2세대 CEO의 대표주자. 지난 76년 말단사원으로 LG전자에 입사해 만 30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처음으로 회사를 맡았던 98년 후발 사업자인 LG텔레콤을 물러나기까지 8년여 동안 가입자 650만 돌파와 순익 달성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일궈냈다. 경영자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지금의 LG텔레콤은 남용 부회장의 추진력에 힘입어 그가 물러난 5개월여 만에 또다시 가입자 700만을 바라보고 있다.이 밖에 경영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을 재도약시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이건희 회장이나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도 2세대 전문경영인으로 꼽았다. 김진욱 기자(action@ermedia.net) | 이코노믹리뷰
[COVER STORY] 경영전문가 8인 선정 Ver 3.0 CEO ◇최태원·안철수·남중수 Ver 3.0 트로이카◇“기업문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파워 강화 등을 통해 기업의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시켜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이면서 리더십의 형태도 과거와 구분된 명령형에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여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경영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Version 3.0 CEO의 조건이다. 그리고 이들은 한국적인 기업 현실에서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3.0 CEO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남중수 KT 사장을 꼽았다. 세 CEO의 공통점은 타고난 겸손함과 소탈함을 지녔다는 점과 지위 고하와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에 무척 적극적이라는 점이었다. 세 CEO를 통해 ‘Version 3.0 CEO’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최태원, ‘재벌 2세’→‘Ver 3.0’ 극적 변신지난 10월 29일 열린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 6차전. 이날 SK와이번스가 두산베어스를 누르고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중앙 귀빈석이 아닌 1루 측 SK응원단에서 일반 관중들과 함께 환호성을 올렸다. SK야구단 모자와 점퍼까지 입은 최 회장의 모습은 결코 재벌 총수의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디지털카메라로 다른 그룹 회장의 사진을 찍어 주는 모습이 다른 카메라에 잡혀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의 이런 소탈한 모습은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너와 임원 위주로 일방적 상명하달로 이루어진 의사결정 과정을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바꾸었다. SK그룹의 주력계열사인 SK에너지㈜ 이사회는 지난해 총 121회의 회의를 개최해 모두 148개의 안건을 처리해 ‘일하는 이사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이처럼 이사회가 중심이 돼 경영안건을 처리하는 것은 SK그룹에서는 매우 일반적인 일이다. SK그룹의 또 다른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의 사외이사 비중은 64%에 달한다. SK텔레콤 역시 이사회는 형식적인 존재가 아니라 중요한 모든 경영안건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이다. 실제로 최근 하나로텔레콤 인수과정에서도 SK텔레콤은 실무진이 하나로텔레콤의 자산을 실사한 후 이사회에 보고를 거친 후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 결과 SKT와 SK에너지는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CGS)가 선정한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최 회장의 이러한 변신은 2002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로 옥고를 치르고 2003년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을 받은 후 본격화됐다. 그 전에도 젊은 재벌 총수로서 소탈한 성격은 여전했지만 그의 경영스타일은 회사 경영진과 논의하기보다는 혼자서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그룹의 경영진에 제시하는 쪽이었다. 그러나 옥고를 치르고 경영권 위기를 겪은 후 최 회장은 서울 종로에 있는 SK그룹 사옥으로 본격적으로 출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던 것에서 벗어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이사회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경영진의 의견을 듣는 등 좀 더 조직 친화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공식 경로를 통한 보고와 회의를 통해 사업구상을 가다듬고 발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임직원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 SK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후 최 회장은 만화책을 즐겨보고 홈페이지에 가족과의 단란한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임직원들에게 부인 노소영 씨와의 연애이야기를 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연말이면 산동네에서 직접 연탄을 나르거나 고아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직원들과의 벽을 없애나갔다. 그리고 이 같은 최 회장의 변신 노력은 경영성과로 나타났다. 경영권 위기를 거친 뒤 SK그룹은 2005년 총 55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2006년 60조 원대 매출을 올려 매출 성장률이 10%에 이르렀다. 내수기업이라는 한계를 떨쳐버리기 위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SK그룹은 2005년 201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해 사상 최초로 수출 2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목표치인 210억 달러를 훌쩍 넘긴 230억 달러를 달성했다. 국내 전체 수출의 5.6%에 달하는 이 같은 수출 실적은 SK그룹이 더 이상 내수기업이 아니라 수출 주도 기업임을 입증한다. 위기를 겪은 후 어떤 깨달음을 얻었던 것일까.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변신은 더 이상 ‘재벌 2세’가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Version 3.0’CEO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안철수, 3.0 CEO를 상징하는 아이콘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사회 의장은 기업인이라기보다 이제 하나의 아이콘이다. 벤처광풍과 몰락을 거치는 와중에도, 해외의 인수 제의에도 한국 대표 벤처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며 언제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쌓아온 것 하나로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Ver 3.0 CEO로서 부족함이 없다. 안 의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 그리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술경영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엘리트 코스를 걸어 왔다. 이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안 의장의 경영 스타일은 국내의 그 어떤 기업인보다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같은 사실은 자신의 피와 땀이 섞인 결정체인 회사의 경영권을 창업 10주년을 맞아 과감하게 후임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 점, 그리고 그가 물러난 이후에도 여전히 안철수연구소가 2006년 매출액 435억 원에 당기순이익 146억 원을 기록해 순이익률이 33%에 달하는 초우량기업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안 의장이 이처럼 자신이 없어도 회사가 능히 움직일 정도로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겸손함과 본질에 충실하고자 하는 우직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 안 의장은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회사 경영에 무지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회사를 경영하는 데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빚을 내지 않는 대신 3년 동안 내 월급을 받지 않았다. 그 덕에 현금흐름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빚 없이도 회사 운영이 가능해 외환위기를 견딜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영자로서 안 의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본질에 충실한다’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안 의장은 눈앞의 이익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택한 적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례로 외국 회사에서 1000만 달러 규모의 인수 제의를 해왔을 때도 회사를 넘기지 않은 일, 닷컴 기업에 투자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위에서 권유했을 때 핵심 역량과 관계되는 분야가 아니면 투자하지 않았던 일들이다.안 의장은 “이처럼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구성원 모두가 믿고 실천하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지키면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살아날 기회가 생긴다”고 말한다. 결국 스스로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되뇌는 겸손함과 회사의 핵심가치에 충실하자는 원칙론이 ‘안철수’라는 3.0 CEO를 만들어 낸 비결인 셈이다. 남중수, “고객뿐 아니라 직원도 만족시켜라”‘거선지(居善地, 낮은 곳에 머물라)’, 도덕경에 나오는 이 구절이 KT 남중수 사장의 좌우명이다. 남 사장은 이에 대해 “이 구절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 왔는데 이 글귀가 경영자로서 현장을 중요시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남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듀크대에서 공부하고 MIT에서 경영학 박사를 딴 후 80년대 초 최광수 장관의 비서관으로 정통부의 전신인 체신부에 발을 디딘 후 KT에서 요직을 두루 섭렵하고 KTF 사장을 거친 그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서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엘리트 이미지가 전혀 풍기지 않는다. 털털하고 대하기 편한 인상을 심어준다. 또 늘 먼저 다가와 웃으며 말을 거는 그에게서는 만만치 않은 친화력과 흡인력이 느껴진다.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같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민영화된 KT의 갈등을 통합하고 비전을 제시해 KT를 통신업계의 반석에 올려놓는 한편 스스로는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03년 KTF CEO로 처음 경영자로 데뷔한 남 사장은 스스로 고객만족전문경영인(CSO)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 같은 고객만족경영은 2003년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돼 회사 체질을 바꿔왔다. 고객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경험, 최고의 서비스·품질·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KTF 사장 시절에 주창한 ‘굿타임경영’으로 표현됐으며 KT 사장 취임 이후에는 ‘원더경영’으로 가시화됐다. 이를 위해 그는 근무 시간의 50%를 현장에서 보내며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매주 열리는 임원회의에서는 지난주에 가장 문제가 됐던 고객 불만을 전 임원이 경청하고 해당 임원이 문제를 해결한 후 보고하게 해 자칫 공급자 중심으로 흐를 수 있는 일상적 경영활동을 고객지향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남 사장이 3.0 CEO로 꼽힌 결정적인 이유는 외부 고객도 중요하지만 내부 고객인 직원들까지 만족시켜야 한다는 그의 경영관 때문이다. 그를 가까이에서 경험한 임직원들은 한목소리로 “남 사장은 내부적으로도 활발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경영진과 직원 그리고 직원들 간의 신뢰가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KTF 재직 당시 매월 ‘생일미팅’을 통해 생일 축하 자리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임원진 부부의 생일까지 챙기는 한편 전사 전진대회에서는 직원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자 당시 유행했던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를 기타를 치며 불러 ‘기타 치는 CEO’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 결과 남 사장이 CEO를 맡은 이후 KTF와 KT의 경쟁력이 배가 됐다는 것이 통신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KT만 해도 남 사장이 취임한 이후 3년간 민간 기업의 마인드를 체질화시키며 12조 매출에 1조원 수익을 올리는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와 관련, 조영탁 휴넷 대표는 “남중수 사장의 경우 KTF시절부터 매우 하드한 조직과 사업구조 속에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고객중심 문화와 조직문화의 유연성을 크게 높였다”며 “3.0 CEO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선정 뒷 이야기◇대선후보 문국현이 3.0 CEO?한국의 Ver 3.0 CEO로 꼽힐 만한 인물을 추천해달라는 <이코노믹리뷰>의 조사에 응한 경영전문가들이 최태원 회장, 안철수 의장, 남중수 사장 등과 함께 3.0 CEO로 가장 많이 추천한 인물은 바로 창조한국당 대선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다.문 후보가 한국을 대표하는 3.0 CEO로 거론되는 까닭은 그가 외환위기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과감하게 4일은 쉬고 4일은 일하는 4조2교대제를 채택해 해고자 한 명 없이 외환위기를 넘긴 점이나, 환경을 비롯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경영을 통해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문 후보는 이처럼 파격적인 경영에도 불구하고 유한킴벌리를 2006년 8340억원의 매출에 900억원의 순익을 거두는 초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유한킴벌리 모델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몽골 등 킴벌리 클라크의 북아시아 법인에까지 적용하도록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주희진 리더십 다양성센터 대표는 “대선 전이라 조심스럽다”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기업의 조직문화와 생산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면서도 탁월한 경영실적을 올린 문국현 사장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3.0 CEO로 꼽힐 만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이코노믹리뷰>는 전문가들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미 대선후보로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한국을 대표하는 Version 3.0 CEO에서 제외할 수 밖에 없었다.이형구 기자(lhg0544@ermedia.net) | 이코노믹리뷰
[COVER STORY] 한국의 버전 3.0 CEO 지난 11월 10일 <뉴욕타임스> 비즈니스면에 ‘CEO의 진화가 세 번째 국면을 맞이했다(CEO Evolution Phase 3)’는 제목의 기사가 등장했다. 이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미국 기업에서 제국건설형과 문제해결형 CEO의 시대가 가고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내는 조직구축자형 CEO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들 조직구축자형 CEO를 제국건설형(Version 1.0)과 문제해결형(Version 2.0)에 빗대어 ‘CEO Version 3.0’이라고 명명했다. 이 기사를 보며 <이코노믹 리뷰> 편집진은 한국에도 이런 방식의 CEO분류가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또 어떤 CEO들이 한국형 3.0 CEO로 뽑힐지 궁금증이 발동했다. 이에 따라 이코노믹리뷰는 국내의 저명한 경영전문가 여덟 명에게 한국형 ‘Version 3.0 CEO’로 부를 만한 경영자가 누가 있는지 3명씩 추천해 줄 것을 부탁했다. 조사 결과 한국형 Version 3.0 CEO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남중수 KT 사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한국형 3.0 CEO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경영전문가들은 이들 세 사람의 CEO에 대해 “경청능력과 포용력, 자상함을 갖추고 직원들의 행복과 비전을 존중해 주는 것이 다른 CEO들에 비해 비교적 뛰어나 팀워크를 중시하는 3.0 CEO라는 개념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경우 경영권 위기 이후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는 한편 이사회 기능 강화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화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남중수 KT 사장의 경우 민영화 초기 KTF와 KT의 CEO로서 고객만족경영을 뿌리내리는 한편 치열한 통신시장에 높은 경영성과를 거둔 점이 부각됐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의장은 그가 가진 국내 벤처기업 1세대로서의 상징성과 자신이 CEO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안철수연구소가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도록 단단한 팀워크와 브랜드를 구축한 점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포스코 이구택 회장과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태평양 서경배 사장, 민들레영토 지승룡 사장 등도 3.0 CEO로 많이 거론됐다. 손길승, 남용, 박용성은 Version 2.0 CEO한편 이코노믹 리뷰는 경영전문가들에게 한국의 대표적인 ‘1.0 CEO’와 ‘2.0 CEO’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결과 1.0 CEO로는 예상대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특이한 것은 경영전문가들이 시기와 세대에 관계없이 스스로 창업을 하고 회사를 키운 CEO들 역시 1.0세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결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나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1.0 CEO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경영전문가들은 또 한국을 대표하는 2.0 CEO로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과 남용 LG전자 사장,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을 많이 꼽았다. 특히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 타계 이후 회계부정과 후계자인 최태원 회장의 구속이라는 엄청난 시련에 대응해 SK그룹을 지켜낸 공로가 단연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용 LG전자 사장의 경우 LG텔레콤이나 LG전자 등 경영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CEO를 맡아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경영을 정상화시켜 대표적인 2.0 CEO로 꼽혔다. 또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경우 국내 재계의 외형확장의 시기 이후 질적변화의 시기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내부운영체계의 효율화, 신사업 확대 및 기술경쟁력 강화 등을 사업구조조정에 효과적으로 대처한 점이 높이 평가돼 대표적인 2.0 CEO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이 밖에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GS그룹, LS그룹 등의 분가를 무리 없이 처리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CJ그룹의 분가와 이재현 회장으로의 경영권 이양을 문제 없이 마무리한 손경식 대한상공회장도 한국을 대표하는 2.0 CEO로 평가받았다. 경영전문가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Version 3.0 CEO 선정에 있어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1.0과 2.0 CEO들의 역량을 보유한 동시에 팀워크 구축과 친화력을 균형 있게 갖춘 전형적인 3.0 CEO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기업문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파워 등 기업의 소프트 경쟁력이 중시되는 시대에 맞춰 조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3.0 CEO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의 Ver 3.0 CEO는◇구조조정해도 욕 안 먹고 튀지 않아도 경영성과 좋아뉴욕타임스의 기사는 CEO Version 3.0시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프록터앤드갬블(P&G)의 A.G 래플리나 보잉의 제임스 맥너니, 제록스의 앤 멀케이를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멀케이는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비열하다는 말을 듣지 않았고, 래플리는 매우 겸손한 사람이면서 어떤 뛰어난 경영자보다 독보적인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맥너니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 변화를 선도하면서도 미움을 받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들 미국의 3.0 CEO는 팀워크 구축 능력이 뛰어난 만큼 비전도 원대해 1.0 CEO들이 보여줬던 제국건설의 야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보도다. 이처럼 조직 친화적인 3.0 CEO에 비해 1990년대 초호황기에 원대한 글로벌 제국을 건설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씨티그룹의 스탠퍼드 웨일과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등은 1.0 CEO로 분류된다. 한편 2.0 CEO는 기술주 거품 붕괴와 각종 기업부정사건의 여파에서 회사를 지킨 인물들로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와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은 1세대 CEO에 비해 유명세는 크지 않았지만 엔론과 월드컴의 파산, 기업회계 기준을 강화시킨 사베인 옥슬리법의 등장으로 바뀐 기업환경 속에서 1세대들이 남긴 후유증을 해결하는 데 주력한 문제해결 전문가들이다.한편 뉴욕타임스는 팀워크를 중시한 3.0 CEO들이 부각되면서 경영대학원들도 이 같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교육과정에 ‘CEO Version 3.0’시대에 맞는 접근법을 채택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경우 지난해 개인적인 전문지식보다 효율적인 조직 구축 능력을 함양하는 쪽으로 교육내용을 바꿨으며 이는 미래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훈련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교수와 직원들과 함께 그들만의 팀을 만드는 경험을 쌓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에 응해 준 경영전문가들(가나다순)◇-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회장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박소령 T-Plus 팀장-이한구 수원대 교수-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조성용 한국리더십센터 사장-조영탁 휴넷 대표-주희진 리더십 다양성 센터 대표 이형구 기자(lhg0544@ermedia.net) | 이코노믹리뷰
“CEO의 역할은B급 직원을A급에 도달하도록 돕는 일 ” 경영자 자질 결격 사유는… 피터 드러커 경영 컨설턴트 “한 기업의 생존과 번영은 결국 내일의 경영자 손에 달려 있다.”‘현대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1954년 『경영의 실제』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이나 자본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미 당시부터 기술의 발전 속도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빨라졌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모든 게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의 생존을 담보하는 것은 결국 제대로 된 경영자밖에 없다는 게 이 경영 구루(전문가)가 반세기 전에 내린 결론이었다. 이를 통해 드러커는 “기업에서 경영자를 선발하고, 평가하는 일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하기도 했다.잭 웰치 전 GE 회장 그러면 어떤 사람을 경영자로 발탁해야 할까. GE의 잭 웰치 전 회장만큼 이 문제를 고민한 인물도 없을 것 같다. GE를 세계 최고기업의 반열에 올린 그는 드러커의 ‘제자’를 자처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인재 육성을 기업 활동의 핵심으로 끌어올렸다. “근무시간의 75%를 핵심 인재를 찾고, 채용하고, 배치하고, 평가하고, 보상하고, 내보내는 데 썼다”고 회고할 정도였다. 그 결과 GE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이 됐고 지금도 ‘인재 사관학교’로 불린다. 네 가지 ‘E’, 그리고 ‘P’ 웰치 전 회장은 뛰어난 경영자가 되기 위한 자질을 ‘4E+P’로 정리했다. 네 가지 ‘E’는 각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너지(Energy)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Energize) ▶단호한 결단력(Edge) ▶실행력(Execute)이다. ‘P’는 열정(Passion)을 뜻한다. 이 중 그가 특히 중시했던 것은 열정이었다. 그는 “열정이 있는 사람은 동료가 승리하도록 진심으로 배려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사랑하며, 주위 사람들의 성장에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A급 인재와 B급 인재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열정”이라며 “경영자들이 하는 일은 바로 B등급의 직원들이 A등급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지식은 핵심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웰치 전 회장은 “TV 코미디 쇼나 제트엔진 만드는 방법을 일일이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했다. 문제는 올바른 사람을 뽑는 일이라는 것이다. ▲ 잭 웰치 전 GE 회장
네 가지 ‘E’, 그리고 ‘P’ 웰치 전 회장은 뛰어난 경영자가 되기 위한 자질을 ‘4E+P’로 정리했다. 네 가지 ‘E’는 각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너지(Energy)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Energize) ▶단호한 결단력(Edge) ▶실행력(Execute)이다. ‘P’는 열정(Passion)을 뜻한다. 이 중 그가 특히 중시했던 것은 열정이었다. 그는 “열정이 있는 사람은 동료가 승리하도록 진심으로 배려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사랑하며, 주위 사람들의 성장에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A급 인재와 B급 인재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열정”이라며 “경영자들이 하는 일은 바로 B등급의 직원들이 A등급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지식은 핵심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웰치 전 회장은 “TV 코미디 쇼나 제트엔진 만드는 방법을 일일이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했다. 문제는 올바른 사람을 뽑는 일이라는 것이다. 판단에는 행동이 따라야이타미 히로유키 교수는 잭 웰치를 비롯,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경영자들의 전기를 분석해 ‘3대 자질’을 추출해냈다. ‘에너지’ ‘결단력’ 그리고 ‘인정과 이치’가 그것이다. 이타미 교수는 에너지를 ▶어려운 국면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정력▶새로운 것을 시험해 보려는 기력 ▶저항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박력 ▶권력투쟁에 뛰어들어 싸울 수 있는 담력으로 정의했다. 1970~80년대 일본에서 ‘재계 총리’로 불리던 도코 도시오(土光敏夫ㆍ도시바 전 회장)는 이 에너지의 개념을 확장해 ‘활력(vitality)’을 경영자의 필수적 자질로 꼽았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Vitality=지력×(의지력+체력+속력)’ 강한 의지와 체력, 여기에 경쾌한 풋워크까지 지녔다면 지적인 능력을 지렛대로 삼아 경영자로서 커다란 활력을 뿜어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기서 지력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뿐 아니라 사물을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경영자는 종종 조직 전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두 번째 자질인 결단력이다.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을 단호하게 선택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능력을 뜻한다. 결단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타미 교수는 “선견지명이 있는 판단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판단만으로 결단을 내릴 수는 없다”며 “판단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단이 아니라 평론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판단과 행동 사이에는 ‘현실’이라는 깊은 낭떠러지가 놓여 있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선 ‘도약력’이 필요하다. 잭 웰치가 말하는 세 번째 ‘E’인 실행력과 같은 의미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결단력=판단력+도약력’이라는 공식으로 표현한다. 아랫사람 감정도 살펴야마지막으로 ‘인정과 이치’는 정서적 영역이라는 점에서 잭 웰치가 말한 ‘열정’과도 통한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 동시에 논리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경영은 인간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활동이기에 감정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혼다 소이치로는 일하면서 부하들에게 주먹질이나 발길질을 하곤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랫사람의 감정을 배려해주며 격려를 해줬다. “어이, 괜찮나. 내가 잘못했네.” 그래서 혼다를 ‘정(情)의 달인’이라고 한다. 직원들이 얻어맞으면서도 혼다를 잘 따랐던 이유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라는 주문이 단순히 ‘사람 좋다’는 평가를 들으라는 말은 아니다. 드러커는 “모든 성공하는 조직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냉정하고 까다로운 상사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부하들에게 높은 목표를 제시하고 정확한 일 처리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스스로 실천하기에 단순한 ‘호감형 인물’보다 더 존경을 받는다”고 말했다.
천재일 필요는 없다특수한 역할을 맡은 경영자에게는 특수한 자질이 요구되기도 한다. 이타미 교수는 이를 ‘제4의 자질’로 분류한다. 예컨대 새로운 사업을 일으키려는 창업자의 경우 ‘구상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반면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을 가다듬고 개혁하려는 경영자는 맺고 끊는 ‘절단력’이, 이미 갖춰진 사업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려는 수성의 단계에선 ‘포용력’이 요구된다.그렇다면 이런 경영자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배워서 얻을 수 있을까. 드러커는 “경영자가 천재여야 하거나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본적인 임무와 기능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도 결코 배워서 얻을 수 없는 자질이 딱 한 가지 있다고 했다. 바로 ‘성실성(integrity)’이다. 그는 “성실성은 사후에 획득할 수 없고 처음부터 가지고 있어야 할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남윤호·조민근 기자 yhnam@joongang.co.kr| 제39호 | 20071208
복잡하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C 직함’을 활용하라 기업이 거대화되고 복잡해지면서 CEO 혼자서 모두 책임지는 건 불가능 저가 항공사 美 사우스웨스트 항공 고객에게 ‘사과’하는 최고책임자(CAO)둬 임원에게 권한 위임한 GE 이멜트 회장 1시간 직접 운전하며 출퇴근… 여유 만끽 ※사례 1“안녕하세요, 저는 최고 사과(謝過) 책임자(CAO· Chief Apology Officer)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프레드 테일러 시니어 매니저는 CAO란 생소한 직함을 갖고 있다. 자신의 회사가 고객들을 어떻게 실망시켰는가를 찾고 편지를 쓰고 전화를 받는 게 그의 하루 일과다. 비행기가 기상 이변으로 연착해 불편을 줄 때도 회사의 책임은 아니지만 고객들에 대한 사과는 멈추지 않는다. 고객이 느끼는 문제를 고객 입장에서 판단하고 바로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회사가 미국 민간 항공사 중 모든 고객 만족 항목에서 1위를 달리며 매 분기 흑자를 유지하는 배경이다. ※사례 2인도 방갈로어에 있는 IT 아웃소싱 업체 브이모크샤 테크놀로지스(Vmoksha Technologies)는 기업의 명성을 관리하는 최고명성관리자(CRO·Chief Reputation Officer)를 임명한다. 인도의 치열한 아웃소싱 경쟁 환경에서는 좋은 명성을 쌓는 게 최고의 자산이자 최대 경쟁력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 CRO인 압나시 싱(Abnash Singh) 부사장은 직원들이 선진 IT 업체에서 수십 년간 경력을 쌓은 인재들로 구성된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GE나 도요타 등 굴지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2001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사례 36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미국의 거대 로펌 ‘닉슨 피바디(Nixon Peabody)’는 최근 업계 최초로 최고환경책임자(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라는 직함을 도입했다. 이 회사의 에너지 환경 분야 담당 자문인 캐롤린 카플란(Carolyn Kaplan)은 조만간 이 직함으로 대내외활동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녀의 역할은 사내에서 재활용제품 사용과 에너지 비용 절감 활동을 감시하는 동시에, 환경규제와 관련해 기업고객들한테 필요한 법률 자문을 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기후 변화와 관련해 기업들이 향후 5~10년 이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파악하고 직함 신설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례 4씨티그룹은 최근 모기지 관련 투자 자산 상각으로 1998년 이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Chief Risk Officer)였던 데이비드 버스넬 이사를 교체한 바 있다. CRO의 교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거울 삼아 향후 위험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고준법책임자(CCO·Chief Compliance Officer)와 비슷한 맥락에서 쓰이기도 하는 CRO는 요즘 웬만한 글로벌 기업들에서 담당 임원을 두고 있다.■경영환경 반영하는 C 직함책임자란 뜻의 ‘치프(Chief)’는 특정분야를 전담하는 최상위 경영진(C-suite level)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직함은 기업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다. 조직의 최고 의사결정이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두는지를 제대로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물가불안이 심한 1970년대에는 임금인상 없이 승진만 시켜 직함에 C를 붙여주는 현상이 늘었다. 1980년대는 기업의 군살을 빼자는 리스트럭처링 붐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권위의식을 심어주는 C의 남발이 수그러들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IT 붐을 타고 새로운 사업 모델과 직능들이 생겨나면서 이를 구분 짓는 현상이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다. 지금은 알파벳 A(Chief Apology Officer)에서 V(Chief Value Officer·최고가치책임자)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C 직함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C 직함의 증가는 직함의 인플레(title inflation)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실제 업무는 따로 하면서 상징적인 의미로만 C이름을 붙인다는 것이다. 애플의 창립멤버였던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가 치프 이벤절리스트(Chief Evangelist·최고경영자 전도사)로 불린 것이나, 야후 창업자 제리 양(Jerry Yang)이 자신을 치프 야후(Chief Yahoo·야후 최고경영자)로 소개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C 직함을 부여받는 당사자는 해당 분야에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다. 또 조직의 방향을 맨 위에서 조정하고 부서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론이 우세하다. 기업들이 어떤 C 레벨의 임원을 갖고 있는가를 보면 기업의 전략적 방향이나 업계의 트렌드까지도 유추할 수 있다. ■C 직함 증가는 권한위임의 트렌드C 직함이 증가한다는 것은 기업의 규모가 천문학적 규모로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존 억(億)단위 기업에서는 CEO와 일부 경영진만의 의사결정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기업의 규모가 조(兆)단위로 확대됨에 따라 CEO 혼자서 모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마케팅, 정보보호 정책 등 특정 분야에서는 자신의 권한을 넘겨 해당 임원이 책임지고 그 분야를 담당하게 한 것이다. C-레벨 직함을 신설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CEO가 고유 영역에 집중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32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본사가 있는 코네티컷주 페어필드까지 1시간 가량 직접 운전해 출근하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간을 쪼개 살인적인 스케줄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때때로 손수 운전을 하고 출퇴근할 수 있는 것도 철저한 권한위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GE본사에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브랜딩, 준법(Compliance), 연구개발(R&D) 등을 담당하는 임원들이 그의 역할을 나눠 맡기 때문이다. 이멜트 회장처럼 CEO는 기업의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방침을 결정하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고민에만 업무를 집중하는 것이다. 만일 CEO가 다른 업무 영역에 일일이 관여하고 지시한다면 기업 성장의 전략을 짜거나 인재 육성을 위한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전(全)사업부를 관통하는 CSO 파워C 직함이 증가한 다른 이유는 기업활동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 사업부나 기능을 총괄해 연결하고 특정 사업부내의 문제가 아닌 사업부간(cross-business) 혹은 기능간(cross-functional)의 문제 해결에 적합한 권위가 필요해졌다. 특히 요즘 들어 최고전략책임자(CSO·Chief Strategy Officer) 직함이 부쩍 늘고 있다. 한국에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CSO 타이틀이 눈에 띄다가 대기업 중에서는 LG전자가 최근에 CSO 직함을 신설했다. 세계적인 보험회사 AIG에서 기업 전략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슈라이버(Brian Schreiber)도 최근 CSO 직함을 달았다. 새 직함을 달기까지 그의 주요 역할은 투자 결정과 임원진 회의에서 선정된 기업의 매수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회사 전략 기획의 프로세스를 형식화(formalize)하고, 전체 조직에 새로운 업무 분위기와 시너지를 창출하며, 전략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한 절차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전략의 성공적인 창출과 집행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달려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CEO들이 자신의 영역이었던 전략 실행을 CSO에 넘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CEO가 제시한 비전과 전략이 말단 직원들까지 전달이 됐는지, 직원들이 하는 일이 조직 전체의 전략에 부합하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해 CEO의 의사결정 과정을 가까이서 보좌할 ‘미니 CEO’로서 CSO의 역할이 요구된 것이다. AIG, 킴벌리-클라크, 모토롤라, 유니버설 픽처스와 같은 기업들은 CSO의 활약이 돋보이는 기업이다.
■한국기업에 주는 교훈, 과감한 C직함 활용이 관건사업 범위가 확대되고 매출 규모가 팽창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각 단계의 조직 구조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 정의되어 있다고 해도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작 기능간 문제라든가, 사업간 시너지 문제, 기존 사업 영역을 넘어서는 신(新)사업 발굴과 같은 중요한 문제는 제대로 고민하지 못한다. 부서 내부에서는 잘 하지만 막상 자기 부서를 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야가 좁아지는 오류도 생긴다. 이는 곧 전략적 오류로 이어지고 결국 CEO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런 운영 메커니즘으로는 글로벌 선진 기업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사업 범위가 확대될수록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 신속하게 권한을 넘겨줘야 한다. C 직함을 통해 책임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인재들이 많아져야 하고, 굳이 CSO라는 직함이 아니더라도 조직 전체를 꿰뚫는 전략의 실천을 강조해야 한다. 2007.12.14 | 조선일보 | 이원준 액센츄어 대표·파트너 김영진 산업부 기자 hellojin@chosun.com